딸에 손녀까지 성폭행한 70대…친모는 "XX년, 네 애나 똑바로 키워"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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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아버지에게 9살부터 성폭행당한 여성이 자신의 두 딸마저 같은 피해를 봤다는 사실을 알고 뒤늦게 고소한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다. 더 분노를 자아내는 건 가해자 아버지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50대 여성 A씨는 9살 때부터 친아버지한테 지속해서 성폭행당했다. 아버지 B씨는 낮잠을 자고 있던 A씨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하고 급기야 성폭행까지 했다. 성교육 핑계로 음란물을 보여주고, "징그럽다"고 거부하면 폭력도 행사했다. A씨가 조금씩 커가면서 "사람들한테 얘기하겠다"고 말하면, 아버지는 "학교 가지 말고 그냥 죽어라"라며 폭언하고 피가 날 때까지 때렸다.
A씨는 성인이 된 후 가족과 완전히 연을 끊고 살았다. 이후 결혼을 계기로 친정에 다시 연락하게 됐다. A씨는 첫째를 임신했을 때 큰맘 먹고 친어머니에게 아버지에게 당했던 과거를 털어놨다. 그런데 어머니의 반응은 충격적이었다. 어머니는 "그런 일을 당했는데 임신은 안 했었느냐"고 물으며 "비밀로 해야 한다. 평생 묻어라"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딸들을 친정에 데려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일을 시작하면서 두 딸을 주말이나 방학에 종종 친정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큰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담임 교사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됐다. 딸이 "할아버지가 자꾸 몸을 만진다"라고 말했다는 것이었다. A씨는 친정에 따졌지만, B씨는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고 어머니는 "몰랐다"고 잡아뗐다. 이후 대화 과정에서 작은딸 역시 같은 피해를 본 사실을 털어놨다. 판결문에 따르면 B씨는 손녀들의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고 아이들의 손으로 자기 신체 부위를 만지게 했다. 총 11차례에 걸쳐 성추행과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음란물을 보여주면서는 "너희가 예뻐서 그런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부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어 친오빠에게 연락해 부탁했지만, 오빠는 "네 딸은 네가 지켰어야지. 지금 와서 사과받는다고 달라지는 게 뭐냐. 사과 못 받으면 그 후엔 뭐 할 거냐"라며 방관했다. A씨는 "아버지한테 성폭행당할 때 오빠가 문틈으로 이 모습을 본 적이 있고 그 후로 '아빠랑 얼레리꼴레리 엄마한테 다 말해야지'라면서 놀린 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어머니 또한 A씨에게 "죄책감 없다. 내가 뭐 잘못한 게 없는데 죄책감이 있겠냐. XX년아. 네 새끼나 똑바로 키워라. 네 새끼 어떻게 커나가는지 내가 두고 볼 거다" 등 폭언을 쏟아냈다.
결국 A씨는 부모 모두 고소했다. 지난 4월 열린 1심에서 B씨는 검찰이 구형한 10년보다 높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으나 곧바로 항소했고, 어머니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판결 후 어머니는 A씨를 찾아가 "네 아버지가 여행 한 번 못 가보고 감옥에서 죽으면 한이 될 것 같다. 탄원서를 써달라"며 울었다.
A씨는 "'가족이 악마보다 더 악마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들이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죄책감이라도 갖게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B씨의 항소심은 오는 10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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