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MBK 부회장이 지난 3월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사진=


홈플러스의 경영난과 기업회생절차를 둘러싼 진상 규명을 위해 국회 청문회가 추진되는 가운데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김병주 회장을 대신해 증인석에 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은 지난 1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 사모펀드가 홈플러스를 더이상 망가뜨리지 말고 유통 경영이 가능한 기업에 매각해야 한다"며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개시 전 전국 9개 점포의 폐점을 확정한 뒤 지난 5월 27개 점포의 계약해지를 통보하며 구조조정에 나섰다.

정치권도 움직였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과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등 범여권 의원 25명은 지난달 10일 홈플러스 사태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청문회 개최 결의안을 발의했다. 결의안에는 책임자에 대한 법적·정책적 조치를 강구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로백스는 지난달 27일 ABSTB, 기업어음(CP) 등 총 5579억원 상당을 미상환한 채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은 사기·배임 혐의에 해당한다며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부회장), 롯데카드 관계자 등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청문회에도 김병주 회장이 출석하지 않고 김광일 부회장이 대신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김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고 김 부회장이 대신 출석해 질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은 국회 출석 요구를 받자 출장 일정으로 부득이 참석하지 못하게 됨을 전하며 "MBK의 펀딩과 투자 과정에는 관여하지만 이미 투자가 완료된 개별 포트폴리오 회사(홈플러스)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아 질의에 충실한 답변을 드리지 못할 것이 염려된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여야 의원들은 김 회장이 국회에 출석할 때까지 청문회를 열고 국정조사도 불사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검은 머리 외국인 김병주 회장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면서 "김 회장이 국회에 출석할 때까지 계속 청문회를 개최하고 부족하다면 국정조사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에 '차후에 서면으로 질의에 응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회장이 뭔데 답변할 방법까지 정하나"라며 "오만방자한 태도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모든 법적인 조치와 별도의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