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 해병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열린 소환 조사에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7일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소환했다.

7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0분쯤 김 전 사령관은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지난해 12월 전역한 김 전 사령관은 이날 제복이 아닌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박정훈 대령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를 알린 적 없다는 입장 여전한가', '민간인 신분으로 왔는데 특검 수사에 협조할 계획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 당시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특검이 수사를 집중하고 있는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한 VIP 격노설 실체 규명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채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이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돌연 언론 브리핑과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날 김 전 사령관을 시작으로 수사외압 의혹이 촉발된 2023년 7월31일 오전 대통령실 회의 관계자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정민영 순직해병특검팀 특결검사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특검팀은 이번 주부터 조사 대상 사건 관계자를 본격 조사한다"며 "오늘은 김 전 사령관을 상대로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해 피의자 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대통령실 수사 외압 의혹 관련해 김 전 사령관이 대통령실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주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임성근 전 사단장의 업무치사 사건이나 허위보고 관련 내용,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도 필요한 부분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 특검보는 "오전에는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관련 참고인 조사를 임상규 검사가 담당할 것"이라며 "오후에는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 이정민 부장검사가 피의자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핵심 피의자인 이 전 장관에 대한 조사 계획 관련 물음에는 "당연히 조사할 계획은 있는데 일정이 정해지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또 '구명 로비' 의혹이 제기된 단체대화방 참석자 중 한 명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도 소환조사할 건지 묻는 말에 "지금 전체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아직 (소환조사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중복되는 수사 대상인 이 전 대표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김건희 특검팀과 협의했느냐는 물음에는 "저희가 수사 개시할 때쯤 김건희 특검팀과 협의를 해나가자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으로 협의가 필요하면 그 때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VIP 격노설' 등 순직해병 사망 사건에 대한 대통령실의 은폐 의혹 등 수사를 맡은 3팀 외에도 소환조사를 진행 중인 게 있느냐는 물음에는 "비공개로 조사하는 분도 있다"며 "주요 관계자가 아니고 대체로 참고인이 많아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