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시행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에 맞춰,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사진=삼성전자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가전제품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이 국내 가전업계의 숨통을 틔울 전망이다. 제품 구매가의 10%를 되돌려주는 만큼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될 거란 관측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다양한 프로모션 전략을 앞세워 판매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최고등급 에너지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할 경우 구매가의 10%를 환급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을 시행 중이다.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2671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대상 가전은 에너지효율 등급제가 적용되는 냉장고, 김치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전기밥솥, 유선진공청소기, 공기청정기, TV, 제습기, 의류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11개 품목이다. 환급 시스템은 다음달 구축될 예정이나 이달 4일 구매분부터 소급이 이뤄진다.


이번 사업은 어려움에 직면한 국내 경기에 회복의 마중물을 붓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추정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0.8%에 그칠 정도로 녹록지 않다. 가전 시장 침체기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가전제품의 소매판매액은 6조69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 감소했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20년 1분기 이후 최소치이기도 하다. 코로나19 당시 판매가 급증한 제품 교체 주기가 도래하지 않은 데다 고금리·고물가로 소비심리가 훼손됐다. 산업부는 사업을 통해 가전 매출 2조5000억원 이상의 생산·소비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력 소모가 적은 가전 구매를 유도하려는 취지도 있다. 우리나라는 매년 여름마다 최대 전력수요(전력피크)가 높아지면서 전력망 안정성과 효율성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최대전력 수요는 97.1GW, 전력 예비율은 8.5%로 안정적인 전력 예비율(10~15%)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고효율 가전제품은 적은 전력으로도 기존 제품과 같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전력수요 관리에 효과적이다.
LG전자가 정부의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에 맞춰 소비자가 고효율 가전을 보다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사진은 고객이 LG전자 베스트샵에서 고효율 가전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정부의 투자가 현실화하면서 국내외 가전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혜 기업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 등 1개 품목 450여개 이상의 으뜸효율 가전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 싱스 기반의 'AI 절약' 모드를 적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추가 절약하도록 지원한다. LG전자는 핵심 부품 기술인 코어테크를 기반으로 고효율 가전 제품군을 확보했다. 대표적으로 인버터 기술은 모터와 컴프레서의 회전 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

양사 모두 정책 흐름에 발맞춰 판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환급 신청에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해 전국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 구매부터 환급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상세히 안내할 예정이다. 자사 매장에서 제품 구매 시 정부의 10% 환급금 이외에도 최대 10% 혜택을 추가 제공한다.


LG전자는 고객이 환급 대상 제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으뜸 효율 환급' 표시를 부착하고, 정부 사업과 연계해 '으뜸 효율 가전 페스타'를 진행한다. LG전자 베스트샵에서 환급 대상 제품을 구매한 뒤 멤버십 앱에서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 중 일부를 추첨해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 구독제로 구매한 제품을 환급 대상에 포함해 선택폭도 넓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부의 으뜸 가전 사업에 맞춰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추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도 "소비자가 고효율 가전을 보다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여러 혜택과 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