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5.9% 급감한 4조6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진=뉴시스DB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0% 넘게 급감하며 시장의 전망을 크게 밑도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사업의 실적 부진이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0.09% 줄고 영업이익은 55.94% 주저 앉았다. 직전분기에 비해서도 매출은 6.49% 줄고 영업이익은 31.24% 급감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를 한참 밑도는 실적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6조2119억원, 영업이익 6조1833억원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출은 2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 가량 낮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실적 부진이 전체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로 삼성전자의 사업이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고 내부적으론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최신 제품 퀄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면서 공급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내고 "DS는 재고 충당 및 첨단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 영향 등으로 전분기대비 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프=김은옥 기자


메모리사업은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과 같은 일회성 비용 등으로 실적이 줄었다. 비메모리사업은 첨단 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로 판매 제약과 관련 재고충당이 발생한 데다 라인 가동률 저하가 지속됐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DS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대 수준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개선된 HBM(고대역폭메모리) 제품의 고객별 평가 및 출하가 진행 중"이라며 "비메모리는 하반기 점진적 수요회복에 따른 가동률 개선으로 적자 축소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실적도 부진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4월 본격화된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관세(보편관세) 10% 부과가 비용 부담을 높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TV는 경우 중국 브랜드의 공세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스마트폰도 올해 1분기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 효과가 점차 반감되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지정학적 갈등으로 물류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도 미국의 관세부과와 시장 경쟁 심화, 물류비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반토막 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이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다.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은 이달 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