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 중 변상도 (제공 국가유산청)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일본에서 환수한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와 '시왕도'를 8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는 감색(紺色) 종이에 금니(金泥)로 필사한 고려 사경(寫經)이다.

이 문화유산은 지난해 10월 소장자가 국외재단에 매도 의사를 밝히면서 처음 존재가 확인됐다. 이후 국가유산청의 행정지원과 국외재단의 면밀한 조사, 협상을 거쳐 올해 4월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환수한 유물은 주본 80권 중 제22권을 옮겨 적은 것으로, 화엄경의 주존불인 비로나자불이 도솔천궁으로 올라가는 과정을 기록했다.

대방광불화엄경은 화엄종의 근본 경전으로, 부처와 중생이 하나라는 것을 기본 사상으로 하고 있다.


시왕도 (제공 국가유산청)


이번에 환수한 '시왕도'는 저승에서 망자가 생전에 지은 죄를 심판하는 열 명의 시왕을 그린 그림이다. 총 10폭으로 짜였으며, 1폭당 1명의 시왕과 지옥 장면이 그려져 있다.

각 폭 상단에는 시왕들의 재판 주관 장면을 크게 부각시킨 한편, 하단에는 옥졸에게 체벌당하는 망자들의 처참한 광경을 비교적 작게 묘사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옥 장면이 고려후기 '시왕도'의 도상과 유사하나, 제5염라왕도와 제6변성왕도는 기존에 알려져 있는 도상과 다른 독특함을 보여준다.

이 문화유산은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불화이며 국외재단이 2023년 8월 일본 경매 출품 정보를 입수한 후, 국가유산청과의 협력을 통해 낙찰에 성공해 지난해 11월 국내로 환수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문화유산의 보존 상태가 양호해 향후 다양한 연구와 전시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광복 80주년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일본에서 돌아온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공개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특히 이번에 공개하는 고려사경과 시왕도는 고려와 조선 전기 불교미술의 뛰어남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앞으로 많은 국민들이 보실 수 있도록 하여 그 가치를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