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노연 1차 총파업 경고…"사측 제안 없으면 강행"
협상 진척 없으면 8월 휴가 이후 총력 투쟁
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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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의 노동조합이 일제히 총파업을 예고했다. 오는 17일까지 사측이 제시안을 내지 않는 경우 18일 1차 공동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며, 이후에도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8월 휴가 이후 총력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조선업계의 하절기 투쟁이 사실상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요 조선사 노조가 속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9일 서울 강남구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계의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를 일갈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조선노연은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업종교섭 요구서도 함께 전달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조선업계가 초호황기를 맞아 실적이 오른 반면 노동자들의 처우는 오히려 후퇴했단 지적이 나왔다. 허원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아무런 대책 없이 호황기를 맞은 사측은 인력 부족 문제를 이주노동자로만 해결하려고만 한다"며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고 노동시장의 이중화와 불평등을 더 고착화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업종 교섭을 통해 풀어야 할 문제"라며 "대기업들 모두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지역 경제 피폐화 해소에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선노연이 발표한 5개 사업장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현대중공업지부(95.6%) ▲현대미포조선노조(95.8%) ▲한화오션(대우조선지회(92.7%) ▲현대삼호중공업지회(96.4%) ▲케이조선지회(94.8%) 등은 총 94.7%의 찬성률을 기록해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이병락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은 "하청 노동자의 임금이 약 7% 올랐다고 하지만, 이는 기본급 인상에 따른 결과가 아니다"라며 "노동자들이 잔업 특권 연장을 통해 뼈를 갈아 넣어서 오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3월부터는 하청 노동자들의 일당을 1만원 삭감하고, 근무시간을 1시간 늘렸다"며 "이들의 평균 임금 삭감액은 월 100만원에 달한다"고 했다.
백호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교섭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조선노연 소속 사업장이 한 곳도 없다"며 "업종 교섭과 직접 교섭이 모두 이뤄지는 게 한국 경제를 살리는 일이자 제자리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밝혔다.
최원영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위원장도 "조선업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나서서 공동 교섭을 시작해야 한다"며 "조선 산업을 대표하는 조직인 만큼 더 이상 무책임하게 뒷짐 지지 말고 교섭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노연은 오는 17일까지 사측이 조합이 인정할 만한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는 경우, 18일부터 사업장별로 1차 총파업의 일환으로 4시간 이상 공동 파업을 하겠단 입장이다. 노조 요구가 계속해서 수용되지 않을 시엔 8월 휴가 이후 총력 투쟁을 단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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