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게시판에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와 의대생을 성폭행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은 의사와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의정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 및 의대생 복귀 움직임이 커지자 이들을 보복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 9일 다수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의사와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캡처돼 공유됐다. 글에 따르면 의대생 게시판에 게재된 '감귤들아 우리가 간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돌아가면 니들 강간해버린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감귤은 병원에 남아있는 전공의, 학교로 돌아온 의대생 등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다른 이용자도 "복귀하더라도 먼저 기어들어 간 감귤은 기수 열외시킨다"며 "다 너희들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다"라고 복귀한 이들을 탓했다. 이외에도 의사 게시판에는 "감귤들 기대해라. 지옥이 뭔지 보여준다" "드디어 감귤 잡으러 가는구나" "감귤들 다 X졌다" "감귤들 철저하게 학교 레지던트 기수 열외로 해야 한다" "감귤은 같은 의국 방 써도 아무도 말 안 걸고 투명 인간 취급당하는 게 미래" 등의 글이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의국 돌아가면 3월 감귤은 철저히 기수 열외로 할 거다. 2~4년 차 전부 나와 있는데 예비 1년 차 혼자 들어간 너 말이야. 너 혼자 틴티넬리(응급의학서) 보고 독학해서 환자 봐라. 우린 백업 안 봐줄 거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한 이용자는 "기수 열외가 그냥 왕따 시키는 거다. 근데 그거 당해보면 진짜 인생 X 같다. 괜히 직장 내 따돌림,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 하는 게 아니"라고 밝혔다.

해당 커뮤니티는 의사 면허 또는 의대생임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화면을 캡처하면 가입자 연락처가, 컴퓨터 화면을 캡처하면 로그인한 아이디가 적힌 워터마크가 남는다. 이날 공유된 글 역시 연락처 노출을 피해 워터마크를 뿌옇게 처리해 찍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의정 갈등 해소를 주문했다. 이에 김민석 국무총리는 취임 첫날부터 의료계를 만나 전공의·의대생 복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보건복지부 차관도 대한의사협회를 찾아 의료 정상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수렴했다. 그러나 이같은 의료계 내부의 '보복 예고'가 터져 나오면서 조기에 복귀한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