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는 사실상 끝났지만 더위는 더 심해질 전망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11일 오후 중구 청계천 일대에서 열화상카메라로 바라본 도심 사진과 일반사진을 레이어 합성한 모습. /사진=뉴스1


사실상 장마가 끝나 8월에도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대로라면 지난해처럼 오는 11월에도 반팔을 입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왔다.


11일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폭염에 관해 설명했다. 손 교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전역을 뒤덮고 있다. 7월엔 장마 전선이 발달하면서 비가 내려야 하는데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완전히 덮고 있어서 비구름 없는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며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겹쳐 구름이 발달을 못 하고 있다"며 일종의 '이중 뚜껑'이 덮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압 구조는 '열돔' 현상을 유발한다.

손 교수는 장마가 종료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미 기상청은 지난달 26일 제주 장마 종료를 선언했다. 남부 지방도 지난 1일 종료됐다"면서 "중부 지방은 공식적으로 장마 종료가 선언되진 않았지만 장마 전선 자체가 사라진 상황이다. 이대로 장마가 종료되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예보를 보면 다음 주 중반 정도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비가 여러 차례 예보돼 있다. 그래서 성급하게 종료 선언은 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위는 8월에 더 심해질 전망이다. 손 교수는 "지난해 서울은 7월 말부터 8월까지 열대야가 37일간 지속됐다. 올해는 이미 11일째 열대야가 기록 중"이라며 "(더위의 정점이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에) 쭉 더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또 '지난해엔 11월에도 반팔을 입는 날이 있었다'는 말에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동남아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손 교수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다. 계절을 정의할 때 기온을 기준으로 한다"면서 "지구 온난화 때문에 기온이 꾸준히 상승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여름의 길이는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지고 있다. 동남아처럼 돼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게 우리나라는 여전히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