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수도권에 극한폭염을 불러왔던 열돔이 깨지고,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14일까지 최대 150㎜ 이상의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 /사진=뉴스1


폭염 여파로 잔뜩 뜨거워진 열대저압부(태풍 전 단계의 공기 덩어리)가 북쪽 찬 공기와 충돌하며 큰 구름대를 형성, 15일까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쏟아질 예정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밤에서 14일 새벽 사이 제주 남쪽 해상을 지나는 열대저압부와 북서쪽에서 찬 공기를 품고 내려오는 기압골이 충돌하며 비가 내릴 전망이다. 찬 공기와 뜨거운 공기의 충돌 과정에서 팝콘이 터지듯 순식간에 커진 비구름대는, 특히 영남을 중심으로 14일 오전까지 시간당 최대 50㎜ 이상의 강한 비를 뿌린다.

남부 지방은 올해 장마 기간 강수량(98㎜)보다 많은 150㎜ 이상의 비가 예보됐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관계기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호우 대비에 필요한 조치들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긴급 점검하기도 했다.


비가 내리면서 전국에 내려졌던 폭염주의보와 경보는 모두 해제됐다. 대신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발표되는 지역이 점차 늘고 있다. 1시간에 30㎜가 넘는 비가 쏟아진 전남 나주와 장흥에는 호우경보가 발령됐으며, 광주광역시 등 호남 일부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15일까지 총강수량은 ▲부산·울산·경남·경북동해안·경북북동산지 50∼100㎜(지리산을 제외한 경남중서부내륙 최대 150㎜ 이상, 지리산 부근 최대 120㎜ 이상) ▲강원영동·강원영서남부·호남·대구·경북내륙·울릉도·독도·제주 30∼80㎜(강원영동남부·대구·경북내륙·울릉도·독도 최대 120㎜ 이상 ▲강원영동중북부·호남·제주산지·제주중산간·제주동부·제주남부 최대 100㎜ 이상) 등이다.


▲경기남부와 충청엔 20∼60㎜(대전·충남남동부·충북 최대 80㎜ 이상) ▲경기남부를 제외한 수도권과 강원영서중북부엔 10∼40㎜, 서해5도엔 5∼2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하지만 오는 16일 이후에는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불면서 점진적으로 기온이 오르고 체감온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초복(20일)을 앞둔 주 후반에는 다시 폭염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