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 2위에 머물러 있는 벤츠코리아가 고객 서비스 강화를 통해 판매량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사진=김이재 기자


벤츠코리아가 올해 전시장 확대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등 고객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BMW에 2년 연속 국내 수입차 1위 자리를 내준 가운데 고객 접점 확대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는 올해 상반기 3만2575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점유율 2위(23.5%)를 차지했다. 1위는 3만8280대를 판매한 BMW로 점유율은 27.7%다.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지켜오던 벤츠는 2023년 BMW에 선두를 내준 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2위에 머물러 있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고객 서비스 강화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세계 최초 마이바흐 브랜드센터도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오픈했다. 마이바흐 고객만을 위한 전용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로 전담 세일즈 컨설턴트와 제품 전문가가 배정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은 마이바흐·AMG·S클래스를 포함한 벤츠 톱엔드(top-end) 모델의 전략 시장으로 꼽힌다. 마이바흐는 지난해 국내에서 1363대가 판매돼 미국, 중국에 이어 글로벌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이번 브랜드센터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도 마이바흐 브랜드의 핵심 전략 거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도 확대한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안에 첫 고출력 충전소(HPC)를 개소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메르세데스-벤츠 에이치피씨(HPC) 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하고 핵심 계약을 마무리했다. HPC는 벤츠가 전 세계적으로 구축 중인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다.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24일 '2025 Dream Ride' 행사에서 "HPC 충전소는 벤츠코리아의 미래 전략"이라며 "올해 첫 번째 HPC 충전소를 개소하고 2028년까지 전국 25개 거점에 총 150개의 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직판제는 내년 도입을 목표로 한다. '리테일 오브 더 퓨쳐(RoF)'로 불리는 온라인 직판제는 메르세데스-벤츠 본사가 추진 중인 글로벌 전략 중 하나다. 국내에 도입될 경우 딜러사를 거치지 않고 벤츠코리아가 차량 수입부터 소비자 판매까지 전 과정을 직접 맡게 된다.


벤츠코리아는 RoF가 고객 만족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소비자는 딜러사별 가격과 조건을 따로 비교할 필요 없이 편하게 차량을 구매할 수 있고, 딜러사는 판매보다 상담·A/S 등 고객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어 만족도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딜러 인력과 오프라인 매장은 기존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벤츠는 내년까지 브랜드 사상 최대 규모의 신차 국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마이바흐 최초의 2도어 스포츠카 '마이바흐 SL'을 시작으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힐 방침이다.

바이틀 대표는 "이번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설립은 한국 고객들이 보여준 깊은 관심과 애정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마이바흐의 새로운 모델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신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벤츠 코리아는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오픈을 기념해 디 올-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김이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