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카드업계 중에서 4번째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25개를 출원했다. 사진은 롯데카드 사옥 전경. /사진=롯데카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을 위한 금융권의 상표권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카드사 중에선 신한·KB국민·우리카드에 이어 롯데카드가 4번째로 관련 상표를 대거 출원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18일 'KRWRE' 'KRWUsed' 'KRWAPT'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25개를 출원했다. 결제 시장의 새로운 플랫폼인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성장 가능성에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달 27일 스테이블코인 관련 8건의 상표를 카드사 중 가장 먼저 등록했다. 이후 국민, 우리카드가 각각 35건, 9건을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상표를 내놨다.


카드사뿐만 아니라 은행권 역시 스테이블 코인 관련 상표 출원이 줄을 잇는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과 더불어 인터넷 전문은행(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 등에서도 이미 관련 상표를 출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화폐 등 특정 자산과 연동돼 가치가 고정·발행되는 가상자산이다. 최근 미국, 유럽 등에서 주요 디지털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민간 주도의 상표권 출원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은행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을 시도하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지난 14일 미국 파이서브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을 자사 상품과 서비스에 통합한다고 밝혔다. 파이서브는 온오프라인 결제시스템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되면 기존 결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이뤄지면 소비자는 카드사, PG(전자지급결제대행)사, VAN(밴)사 등을 거치지 않고 거래처와 직접 1대1로 결제할 수 있다. 중간 매개자에게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 소비자에게도 이득이다.

다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금융당국의 카드론 규제로 수익성이 떨어진 카드사엔 악재다. 이에 각 카드사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출원 경쟁에 뛰어들며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상용화가 실제로 이뤄지면 카드업계를 비롯한 금융권 결제 시장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며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비할지는 정하지 않았으나 선제적인 상표권 출원 등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