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앤스톡]'방산 호황' 현대로템, 레일솔루션 사업도 '기지개'
올해 상반기 3조원대 수주… 노후 전동차 교체 수요, 미·중 갈등도 호재
김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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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이 올해 상반기 레일솔루션(철도) 부문에서 3조원대 수주에 성공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디펜스솔루션(방산) 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저조했던 철도 사업도 수출 확대에 힘입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2월 모로코 철도청과 2조2027억원 규모의 2층 전동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철도차량 제조업체 1·2위인 프랑스 알스톰과 중국 중처그룹(CRRC)을 경쟁에서 이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월에는 국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공급 사업(5811억원)을 따냈다.
2분기에도 수주가 이어졌다. 4월 미국 매사추세츠교통공사(MBTA)의 이층 객차 추가 물량 및 예비품 공급 사업(1442억원)을 수주했다. 5월에는 4249억원 규모의 대만 타이중 블루라인 철도시스템(E&M) 공급 계약과 국내 대장-홍대 광역철도 차량 제작 사업(1329억원)을 체결했다.
현대로템의 1분기 말 기준 철도 부문 수주잔액은 16조8611억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2분기 수주 규모만 7020억원에 달해 상반기 수주잔액은 17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말(13조3196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철도 사업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부진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관련 시장이 침체하면서 수주 프로젝트의 건전성보다 단기 실적에 치중했고, 일부 사업에서는 생산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2020년 이후부터는 수주 단계에서 투명 수주 심의위원회 등을 거치고 있다"며 "사업 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 입찰에 참여하는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사업별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지만 철도 부문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역시 ▲2022년 1조7788억원 ▲2023년 1조5536억원 ▲2024년 1조4956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다만 올해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 2분기 추가 수주까지 더해지며 흑자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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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의 노후 전동차 교체 수요와 국제 행사가 맞물린 점도 호재다. 현대로템은 앞서 미국 LA, 호주 브리즈번, 모로코 등에 전동차 및 철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모두 2028년 LA 올림픽, 2030년 모로코 월드컵,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 등을 대비한 인프라 확장 수요에 따른 것으로 향후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미국 내에서 중국 철도업체의 입찰을 제한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실제 중국 CRRC는 안보상의 이유로 지난해 LA 전동차 사업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미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올해 추진하던 이스라엘 예루살렘 트램 사업 계약마저 중단됐다.
현대로템은 올해 다양한 차종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와 2700억원 규모의 고속철도(KTX-이음) 공급 계약을 체결, 수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성능 개선 모델인 2세대 KTX-이음도 코레일에 조기 납품했다. 해당 차량은 1세대 대비 승차감, 편의성, 안전성이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부품 국산화율도 90% 이상으로 높아져 안정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수출 시 납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수주 잔고를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KTX 추가 수출은 물론 올해 다양한 철도 입찰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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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