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7.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대행이 전날(26일) 경기에서 나온 '13구 견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두산 입장이) 이해가 간다"면서도 "승부처에서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26일 LG와 홈경기에서 3-4로 졌다. 25일(5-6 패)에 이어 이틀 연속 1점 차 석패를 당한 두산은 스윕당할 위기에 놓였다.

그런데 경기 도중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나와 화제가 됐다.


3-4로 뒤진 8회말, 두산은 선두 타자 김인태가 볼넷을 골라 나가자 대주자 조수행을 내보냈다. 발 빠른 조수행이 도루로 2루를 훔쳐 동점을 만들기 위한 찬스로 이어가려는 선택이었다.

이를 알고 있는 LG는 견제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김진성이 양석환 타석에서만 총 8개의 견제구를 던졌고, 다음 이유찬 타석에서도 견제구 5개를 추가로 던졌다.


LG의 거센 방해에도 조수행은 결국 2루로 뛰었고, 도루에 성공했다.

그러나 27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조 대행은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렇게 견제구를 많이 던져도 되나 싶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중간에 한 번 나갈까 고민했다. 바뀌는 건 없겠지만 흐름을 끊고 싶었다. 하지만 어필할 명분이 없었고, 경기 도중 일어난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 대행은 "물론 우리에게도 소중한 한 베이스인 만큼, 상대도 그렇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정말 한 베이스를 막기 위해 견제한 건지 모르겠다"면서 "당하는 입장에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조수행 선수에게 미안했다. 그래도 결국 도루에 성공했고, 수비에서도 좋은 타구를 잡아준 것에 대해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8회초 정우영의 부진한 투구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5.6.2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조 대행 인터뷰 이후 취재진을 만난 염 감독은 이에 대해 "충분히 (상대 입장이) 이해는 간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 점이 중요한 상황이었고, 1루 주자를 2루에 안 보내는 게 우리 목표였다"며 "조수행이 나오면 다른 주자보다 도루 확률이 높기에 배터리 코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묶어야 했다"며 견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산 입장에서는 짜증 날 상황이지만, 결과적으로 두산이 잘한 플레이로 인한 결과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압박을 줬기에 13개의 견제구가 간 것이다. 투수가 타자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주자에게 집중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결국 도루에 성공하지 않았나"라고 두산의 대주자 투입이 성공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우리도 많은 견제를 받는 팀이다.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경험상 '우리가 상대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견제구 개수 제한' 도입에 찬성한다는 뜻도 나타냈다. KBO리그에는 아직 견제구 제한 규정이 없다.

그는 "내년부터 견제구 개수를 3개로 제한했으면 한다. 이젠 거의 모든 팀이 뛰는 야구를 하지 않나. 어차피 다 같이 하는 거고 스피드업을 위해 3개로 제한해야 한다. 다음 감독자 회의에서 얘기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