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도 스테이블코인 상표 출원… 업계 공동대응 힘 잃나
전업 카드사 8곳 중 7번째 출원… 삼성카드만 아직
협회 중심 관련 TF 출범… "아직 구체적 논의 없어"
유찬우 기자
공유하기
![]() |
하나카드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 1일 HPKRW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두 건을 출원했다. 이로써 주요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 중 삼성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사가 관련 상표를 내놓은 상태다.
카드사의 관련 상표권 출원 경쟁은 새로운 결제 시장 플랫폼인 스테이블코인 시장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화폐 등 특정 자산과 연동돼 가치가 고정·발행되는 가상자산이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이뤄지면 소비자는 카드사, PG(전자지급결제대행)사, VAN(밴) 사 등을 거치지 않고 거래처와 직접 1대1로 결제할 수 있다. 중간 매개자에게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 소비자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금융당국의 카드론 규제로 수익성이 떨어진 카드사엔 악재다. 각 카드사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출원 경쟁에 뛰어들며 결제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여신협회와 8개 전업 카드사는 지난달 30일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진행했다. 당초 계획에는 없었지만 일부 회원사가 필요성을 제기해 급하게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첫 회의가 별다른 방향성도 제시하지 않은 채 끝나며 업계 차원의 공동 대응이 힘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선 구체적으로 법제화가 되지 않은 만큼 이날 회의에서 유의미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음 회의를 진행할 때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TF 구성으로 카드업권 공동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CARD KRW'(가칭) 상표권 출원 추진을 검토 중"이라며 "그런데도 하나카드가 관련 상표를 내놓은 건 TF가 언제 와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타사는 이미 TF 구성 전 관련 상표권을 대거 출원했다"며 "자사 역시 업계 공동 대응과 별개로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유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