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첫 LNG 전용선 'HL 포르투나'(HL FORTUNA)호.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한미 관세 협상을 계기로 북미 LNG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국산 LNG 대규모 도입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현지 공급망을 선제 구축해온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수혜 가능성이 전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 미국과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및 에너지 제품 구입에 1000억달러(약 140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향후 4년간 매년 250억달러(약 35조원)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수입액 약 224억달러와 비교하면 매년 26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추가 구매하겠단 뜻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통상협의 결과 브리핑' 중 "LNG를 비롯한 미국 에너지 구매의 경우 우리에게 필요한 에너지 구매처를 미국으로 확대 전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에너지 기업들도 정부의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미국산 LNG 수입 전략을 구상할 거란 분석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다양한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북미 LNG 공급망 전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거다.

대표적으로 110만톤 규모의 미국산 LNG를 장기 계약으로 확보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멕시코 퍼시픽과 연간 70만톤 규모의 장기 LNG 계약을 체결했다. 20년 동안 FOB(Free-on-Board) 형태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저렴한 LNG를 파나마 운하 통과 없이 짧은 경로로 운송할 수 있는 만큼 비용 및 물류 이점이 있다는 평가다. 2022년에도 셰니에르에너지로부터 매년 약 40만톤의 LNG를 20년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실제 구매는 내년 말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운송 체계도 한층 더 강화했다. 지난 5월 그룹 최초의 자체 LNG 전용선인 'HL 포르투나'(FORTUNA)호를 도입했다. 전장 299m, 폭 46.4m, 적재 용량 17만4000㎥급 LNG 운반선으로, 한 번의 운송을 통해 대한민국 전체가 12시간 사용 가능한 천연가스를 실어나를 수 있다. 전용선은 시운전을 거친 뒤, 내년부터 미국 루이지애나 셰니에르 터미널에서 선적을 개시해 국내 도입과 해외 트레이딩에 활용될 전망이다.

저장 역량도 보강했다. 지난해 전남 광양에 총 93만㎘(킬로리터)의 LNG 저장 용량을 갖춘 제1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을 종합 준공했다. LNG 저장 인프라 자산인 LNG 터미널은 운반선을 통해 운송된 LNG를 인수·저장했다가 이를 기화시켜 공급하는 시설이다. 현재 제2LNG 터미널에도 20만㎘급 LNG 탱크 2기를 증설 중이며,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미국 LNG 사업 기회와 탄탄한 공급망 시설이 맞물리면서 실적 반등도 가능할 거란 전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국내에서 탐사·생산(E&P)부터 저장·운송, 발전까지 LNG 전체 밸류체인을 갖춘 유일한 민간 기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8조1000억원, 영입이익은 10.3% 감소한 3137억원이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사업에도 관심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알래스카산 LNG 투자 및 미국 남부지역 비전통 가스전 인수 등도 추진 중인 만큼 머지않아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