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제22회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출전을 마친 대한민국 수영 대표팀 김우민이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동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8.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인천공항=뉴스1) 이상철 기자 = 2회 연속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메달을 획득한 김우민(24·강원특별자치도청)이 개인 최고 기록 경신과 함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해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4일 2025 싱가포르 세계선수권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김우민은 "항상 세계선수권에서 우리 대표팀의 첫 경기를 맡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메달을 목에 걸어서 정말 기쁘다"며 "대표팀에 도움이 됐다는 부분에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수영대표팀은 지난 3일 막을 내린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는데, 그 유일한 메달리스트가 김우민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60을 기록해 루카스 메르텐스(3분42초35·독일)와 새뮤얼 쇼트(3분42초37·호주)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금메달을 땄던 지난해 도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입상이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한 것은 김우민이 처음이다.


더불어 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을 더해 최근 메이저 대회 3연속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이 종목 '일인자' 메르텐스와 격차를 좁혔다는 건 고무적이다.


김우민(오른쪽)이 27일 열린 2025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60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루카스 메르텐스(가운데)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새무얼 쇼트(왼쪽)가 은메달을 가져갔다. ⓒ AFP=뉴스1


김우민은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 기록(3분39초96) 보유자 메르텐스에 불과 0.25초 뒤졌다. 파리 올림픽 때 메르텐스와 김우민의 기록 차는 0.72초였다.

이에 대해 김우민은 "메르텐스와 쇼트 선수 모두 컨디션이 좋아 보였기 때문에 경쟁하면서 최대한 떨어지지 않으려고 힘썼다. 레이스를 펼치는데 생각보다 격차가 벌어지지 않았고, 300m 구간을 넘어섰을 때는 조금씩 메르텐스 선수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막판에는 모든 걸 쥐어짜며 역영해 좋은 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최근 두 번의 세계선수권에서 다른 경기 방식을 펼쳤다. 도하 대회 때는 처음부터 앞서가는 레이스를 펼쳤다면, 이번 싱가포르 대회에서는 후반부에 힘을 쏟았다"며 "이 두 레이스 방식을 잘 혼합한다면 앞으로 더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입상에 성공했지만, 김우민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먼저 지난해 6월 작성한 개인 최고 기록(3분42초42)을 경신해야 하고, 나아가 박태환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수립한 한국 기록(3분41초53)도 넘어야 할 도전 과제다.

김우민은 "(3분42초50의 기록을 작성한) 파리 올림픽 이후 이렇게 빠른 기록을 세워 스스로 놀랐다"며 "계속 준비를 잘한다면 개인 기록을 경신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계영 800m 대표팀. 왼쪽부터 황선우, 김우민, 김영범, 이호준. (올댓스포츠 제공)


황선우, 김영범(이상 강원특별자치도청), 이호준(제주시청)과 함께 출전한 계영 800m에서는 결선 무대를 밟았지만 5위(7분02초29)에 머물러 입상하지 못했다.

김우민은 "다들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입상하지 못했어도) 후회하지 않았다"며 "기존 멤버에 (김)영범이가 새로 합세해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인데, 7분2초대라는 좋은 기록을 작성했다.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계속 호흡을 맞추고 노력한다면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청신호를 밝혔다는 부분도 긍정적이다.

김우민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400m와 800m, 계영 800m 금메달을 따며 최윤희(1982년 뉴델리)와 박태환(2006년 도하·2010년 광저우)에 이어 '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에 올랐다.

'2025 제22회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출전을 마친 대한민국 수영 대표팀 김우민이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8.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그는 "큰 대회에서 꾸준하게 좋은 기록을 내며 입상해 뿌듯하다"며 "오랫동안 높은 자리에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우민이 2회 연속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르기 위해서는 자유형 400m와 계영 800m 외에 자유형 800m와 1500m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그는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 자유형 400m와 계영 800m에 집중하기 위해 자유형 800m와 1500m에 나서지 않았다.

"나는 장거리 수영 선수"라고 운을 뗀 김우민은 "자유형 800m와 1500m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800m 경기를 보면서 나도 (자유형 800m 레이스를 할 때는) 다른 영법을 구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기록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