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 진출 39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00만대를 돌파했다. 사진은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생산 라인. /사진=현대차


글로벌 1위 완성차업체 토요타는 54년, 라이벌 혼다는 47년 걸렸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은 39년 만에 해냈다. 미국 현지에 진출해서 누적 판매대수 3000만대 돌파까지 걸린 시간이다.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성과는 우수한 상품성과 함께 하이브리드 집중, 현지 생산 확대 등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7월까지 총 3010만7257대를 팔았다. 3000만대를 넘어선 건 1986년 현대차가 미국에 진출한 이래 39년6개월 만이다.


브랜드별 누적 판매량은 ▲현대차 1755만2003대 ▲기아 1255만5254대다.

현대차는 1986년 1월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세단 엑셀을 수출하면서 미국 시장에 첫 발을 디뎠다. 1992년 미국 판매법인을 세운 기아는 1994년 2월 첫 독자 모델인 세단 세피아와 SUV 스포티지를 판매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누적 판매 3000만대 돌파는 앞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일본의 토요타와 혼다보다 더 빠른 속도다. 토요타는 1958년, 혼다는 1970년 현지에 진출해 각각 54년 만인 2012년, 47년 만인 2017년에 누적 판매 3000만대를 넘겼다.

현지 브랜드가 아닌 완성차업체 가운데 미국 판매량이 3000만대를 넘어선 업체는 토요타와 혼다에 이어 현대차그룹이 세 번째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비결로는 현지 생산 모델 구축이 꼽힌다. 현대차는 2005년 미국 앨라배마주에, 기아는 2010년 조지아주에 생산 공장을 세웠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세 번째 공장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드 아메리카)를 준공하면서 미국 현지에서 연간 생산량 100만대 체제를 구축했다. HMGMA의 생산 규모 증대와 추가 설비 구축 등을 통해 현지 생산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친환경차 전략도 주효했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흐름 속 하이브리드 SUV 생산에 집중하며 미국 내 수요에 대응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미국에서도 호평받으며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두 회사의 미국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6% 증가한 4만850대다.

이밖에 제네시스 판매량이 매년 증가하며 럭셔리카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 역시 판매량 증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이달부터 부과된 15%의 관세는 현대차그룹에게 새로운 난관이자 극복 과제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유연한 현지 생산 전략과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관세 파고를 뚫고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