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현지 마트에 초코파이가 진열돼 있다. /사진=오리온


오리온이 내수 불황 속에서도 해외 매출 호조로 성장세를 기록하며 실적 기록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맛부터 원료, 마케팅까지 현지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별도 광고 없이도 SNS 등에서 입소문이 확산하는 등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리온의 2025년 1분기 매출은 80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었다. 영업이익은 1314억원으로 같은 기간 5% 증가했다. 2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4%, 2.2% 늘어난 7800억원, 1243억원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등 주요 원재료비 부담이 커지고 경기 둔화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됐음에도 견조한 실적 성장세가 예상되는 것은 해외 법인의 호실적 덕분이다. 오리온의 1분기 해외 법인 매출은 529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6%에 달한다. 현재 한국,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5개국에 18개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오리온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덕분이다. 중국에서의 성공 사례가 대표적이다. 오리온 중국 법인은 지난해 1조27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글로벌 연매출 1000억원 이상 브랜드 9개 중 5개가 중국에서 탄생했다.

음식에 대한 기호, 성향 등이 지역별로 다르다는 특성을 간파해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나선 덕이다. 2006년 첫선을 보인 오!감자는 국내에는 없는 토마토 등 다양한 맛을 내놓으며 2016년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꼬북칩은 2018년부터 마라새우, 쌀새우맛 등으로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되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현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신제품을 지속해서 개발하며 입지를 다졌다. 초코파이는 '다크', '몰레' 등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들로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포카칩과 스윙칩도 김치, 스테이크 등 다양한 맛이 사랑을 받으며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현지 문화를 반영해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전략은 아시아를 넘어 러시아에서도 통했다. 2006년 러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오리온은 차와 케이크를 즐겨 먹는 현지 문화에서 착안해 라즈베리, 망고 등 잼을 활용한 다양한 초코파이를 출시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오리온 법인 중 가장 많은 12종의 초코파이를 생산·판매 중이다.

1020 사로잡은 꼬북칩… 미국 넘어 인기 확산

꼬북칩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오리온


미국 시장에서는 꼬북칩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별도의 광고 없이도 SNS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콘텐츠와 후기가 확산되며 미국 102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꼬북칩의 2025년 상반기 미국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4% 이상 증가했다.
오리온은 미국 내 유통 채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꼬북칩은 2019년 코스트코, 2021년 샘스클럽에 입점한 데 이어 2024년 3월에는 K푸드 최초로 '파이브 빌로우 전 매장에 입점했다. 글로벌 생활용품 할인점 '미니소' 52개 전 점포에도 진출하며 판매처를 넓히고 있다.


이밖에도 겉과 속이 다른 이중 식감의 알맹이 젤리는 캘리포니아주 대형마트인 '그로서리 아울렛'과 '슈페리어' 70여 개 매장에서 판매를 개시했다. 튀기지 않아 담백한 감자칩 예감도 이달 내 코스트코 입점이 예정돼 있다.

오리온은 한국 인기 간식을 활용한 제품과 미국 입맛에 맞춘 현지형 제품 등 총 2종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채널 입점 및 제품 라인업 확대로 하반기 미국 수출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온 관계자는 "꼬북칩의 인기가 미국을 넘어 주변국으로 확산하고 있어 바이어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하반기 미국 대형 유통업체와의 추가 입점을 협의하고 있고 제품 라인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