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21). ⓒ AFP=뉴스1


(서귀포=뉴스1) 권혁준 기자 = 미국 무대 첫 시즌,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윤이나(22)의 표정은 덤덤했다. '부진'보다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이나는 6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지난해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윤이나는 시즌 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현지에서도 '주목받은 신인'으로 평가할 정도였다.


하지만 윤이나는 첫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시즌 17개 대회에 나섰지만 '톱10' 진입이 한 번도 없었고 7번 컷 탈락했다. US 여자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4위가 최고 성적이다.

신인왕 경쟁자로 여겨지던 야마시타 미유, 다케다 리오(이상 일본) 등이 벌써 우승을 차지하며 LPGA투어에서 정상급 골퍼로 자리 잡은 것과 대조적이다.


윤이나는 이에 대해 "딱히 뭐 하나가 안 된다기보다는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큰 문제는 아니고 작은 것들, 톱니바퀴가 안 맞는 느낌인데 머지않아 잘될 것이라 본다"고 했다.

윤이나의 변화는 단지 투어를 옮긴 것뿐이 아니었다. 그는 시즌 전 클럽을 타이틀리스트에서 테일러메이드로 교체했고, 최근엔 캐디를 새롭게 고용하기도 했다.


윤이나. /뉴스1 DB ⓒ News1 김성진 기자


이런 바뀐 환경에 대한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윤이나는 "좋은 차를 새로 사도 거기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 나 역시 새로운 클럽에 대한 적응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잘 적응했다"면서 "대회장 이동이 차가 아닌 비행기라는 점, 매 대회 잔디가 다른 점 등 모든 것이 다르다. 나에겐 시간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어 "애초 올해 키워드를 성장으로 정했다. 매 대회 결과를 기대 안 할 수는 없지만, 성장에 초점을 맞췄기에, 과정에 집중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대회 후 미국으로 돌아간 이후엔 성적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당장 내년 LPGA투어 시드를 유지하기 위해선 CME 포인트 80위 이내에 들어야 하는데, 현재 윤이나는 76위다.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지만, 그래도 윤이나는 차분하게 자신의 경기를 해나가겠다고 했다.

윤이나는 "이 대회가 끝나면 LPGA투어 아시안스윙에 출전할 순위가 결정되는 대회들을 치러야 한다"면서 "하지만 조급함을 갖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올해가 골프 인생 마지막 시즌도 아니고, 앞으로도 골프를 오래 해야 한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내가 해야 할 몫을 하면서 과정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윤이나에 앞서 LPGA투어에 도전했던 선배 박성현(32)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성현은 "나 역시 LPGA투어에 오자마자 잘 하지는 못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윤이나 선수도 그렇고 다른 후배들도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