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과의 동행을 마친 손흥민이 미국 LA FC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의 10년 동행을 마친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이하 MLS)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2015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큰 변화다.


어느덧 익숙한 것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외친 것이니 부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막막했던, 풋내기 시절 독일에서 영국으로 건너올 때를 떠올리면 홀가분하게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이다.

LA FC는 7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과의 계약 사실을 알렸다.


LA는 "세계 축구 아이콘 손흥민을 영입했다"면서 P-1 비자와 국제 이적 증명서(ITC) 등 서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계약은 2027년까지이며 옵션에 따라 2029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손흥민은 이후 공식 입단 기자회견을 통해 LA FC 일원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10년 만에 마주하는 중요한 분수령이다.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손흥민이 토트넘과 계약을 체결한 것이 2015년 8월말이었다. 앞서 2013년 분데스리가 내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던 손흥민은 2년 만에 모두가 꿈꾸는 프리미어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그땐, 많은 변화가 따르는 큰 도전이었다.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했을 당시 손흥민의 풋풋한 모습. 그때와 지금은 차이가 크다. (토트넘 SNS)


일단 새로운 언어와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2008년 대한축구협회의 '우수선수 국외 유학 프로그램' 대상자로 뽑힌 손흥민은 함부르크 유소년팀에 입단하며 일찌감치 독일 땅을 밟았다. 2009년 11월 정식으로 함부르크에 입단하고 2010-11시즌 프로 선수 입지를 다진 것까지, 요컨대 독일은 손흥민에게 한국 다음으로 편한 곳이었다.


그랬던 손흥민에게 잉글랜드 진출은 첫 '해외 이적'과 다름없었다. 지난 3일 토트넘과의 결별을 알리던 자리에서 자신도 "10년 전 런던에 왔을 때는 영어도 잘 못하던 소년이었는데, 이제는 남자가 돼 떠난다"고 회상한 바 있다.

영어도 어렵고 분데스리가와는 스타일이 다른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해야 하는 것도 큰 과제인다. 빨리 '존재감'을 발휘해야한다는 압박감도 따랐다.

23살 어린 나이였던 손흥민은 당시 추정 이적료 3000만 유로라는 좋은 대우로 토트넘에 입단했으나 일단 '보여줘야'하는 유망주였다. 주전 자리를 보장할 수 없었으니 동료와 구단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먼저였다. 그때에 비하면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는 지금은 한결 여유롭다.

LA FC에 입단한 손흥민 ⓒ AFP=뉴스1


2015년의 손흥민과 2025년의 손흥민은 전혀 다르다. 토트넘의 전설을 넘어 EPL 역사를 통틀어 톱클래스로 꼽히는 선수가 됐다. 아시아인 최초 득점왕은 앞으로 다시 가능할까 싶은 놀라운 이정표였다. 토트넘 팬들은 물론 상대 팀 팬들까지 좋아하는 상품 가치까지, 자타가 공인하는 월드 스타다.

사실상 '모셔가는' 이적이다. 존 소링턴 LA FC 공동 회장 겸 단장은 "소니(손흥민의 애칭)는 세계 축구계의 아이콘이자 가장 역동적이고 뛰어난 선수 중에 한 명"이라고 소개했고 구단주 베넷 로젠탈은 "손흥민을 LA FC 그리고 이 도시로 데려오는 건 수년간의 꿈이었다"고 소개했을 정도다.

그만큼 기대치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프로의 세계를 잘 아는 손흥민 입장에서 그 정도 부담은 특별한 족쇄가 아니다.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하는 수고도 없고 특히 LA는 한인들이 많은 곳이니 든든한 응원이 예약됐다는 것도 반갑다.

어찌됐든 부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15년의 손흥민과 2025년의 손흥민은 다르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시작해도 좋을 새로운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