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현대위아가 방산과 친환경차 부품 사업을 확장하며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현대위아가 방산과 친환경차를 양축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방산 부문은 K2 전차 수출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했고, 모빌리티 부문은 미래차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수년째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신사업을 발판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위아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조17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다. 영업이익은 2.1% 늘어난 56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2.1% 감소했는데 달러·루블화 약세로 발생한 외환손실 영향이 컸다.

현대위아는 지난 3년간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 초반에 머물며 수익성 정체를 겪었다. 영업이익률도 평균 2%대에 그쳤다. 이에 적자 사업부로 꼽히던 공작기계사업부를 매각했으며 약 3400억원의 자금을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큰 성장이 기대되는 부문은 방산이다. 현대위아는 국내 유일 화포 제작사로 1977년 4.2인치 박격포를 양산한 이후 약 2만문의 포열을 생산해 왔다. 현재는 현대로템의 K2 전차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에 포신(포의 몸통)을 독점 납품하고 있다.

폴란드 수출 호재가 이어지면서 외형도 빠르게 성장했다. 방산 부문(특수사업부) 매출은 ▲2022년 1858억원 ▲2023년 2231억원 ▲2024년 3448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매출 비중도 2022년 2.3%에서 2024년 4%로 확대됐다.


최근 현대로템이 폴란드와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체결하면서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수출 실적 대부분이 K2 전차와 K9 자주포에 집중돼 있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방산 부품 라인업 확대와 매출처 다변화가 필요하다. 현대위아는 경량화 105㎜ 자주포 등 모빌리티 기반 화력체계를 개발해 글로벌 화포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K2전차와 K9자주포에 포신을 공급하는 현대위아의 방산부문 매출이 폴란드 수출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모빌리티 부문은 내연차에서 친환경차로 중심을 옮기고 있다. 현대위아는 '전기차 열관리'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관련 기술 개발을 지속, 최근 기아 PV5에 통합 열관리 시스템(ITMS)을 처음 탑재했다. ITMS는 모터, 배터리, 실내 공조 등 전기차의 모든 열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동화 시대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한온시스템이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2014년 ITMS 기술을 확보한 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포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에 납품하며 열관리 분야 세계 2위로 성장했다.


초기 단계인 현대위아는 계열사 물량을 기반으로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한온시스템 매출의 40% 이상이 현대차그룹에서 발생하는 만큼 현대위아가 그룹 내 물량을 일부 확보할 경우 시장 구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현대위아는 2028년까지 일반 공조 부문을 포함한 열관리 분야에서 1조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부가제품인 하이브리드 엔진은 내년 1분기 멕시코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한다. 생산된 부품은 기아 멕시코 공장에 공급되며 현지에서 현지로 이동하는 만큼 관세 부담이 없어 수익성 제고에 유리할 전망이다. 현대위아는 다른 부품들도 미국 직접 수출 물량이 적어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은 현대차 울산공장으로 보내 완성차에 결합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라며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엔진이나 등속조인트 등 부품도 기아 멕시코 법인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관세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추가적으로 유럽, 인도 등 현지 법인을 활용해 관세 타격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