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한국 출시로 국내 위고비 출고가가 낮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클리닉에서 위고비를 들어 보이는 의료진. /사진=뉴스1


일라이 릴리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의 한국 출시가 임박하면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판도가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 효과가 기존 한국에 유통되던 노보 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위고비보다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영향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약가 인하를 통해 시장 선점 효과를 이어갈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이달 중순 한국에 정식 출시된다. 2.5㎎ 제품(이하 4주 분량 기준) 출고가는 27만8000원으로 알려졌다. 기존 위고비 출고가인 37만2000원보다 25.3% 낮다. 업계에서는 국내 후발주자인 마운자로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는 전략을 택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마운자로는 유지 용량인 5㎎ 제품(36만9000원) 역시 기존 위고비 가격보다 저렴하다.

마운자로는 체중 감량 효과도 뛰어나다. 위고비가 장악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개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성인 비만 환자 75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비교 임상에서 투약 72주 후 마운자로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로 위고비(13.7%)보다 높았다. 마운자로는 미국에서도 위고비보다 늦게 출시됐으나 올 1분기 점유율 53.3%를 확보하며 위고비(46.1%)를 앞질렀다.


노보 노디스크는 마운자로에게 한국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 위고비 약가 인하를 결정했다. 가격 조정을 통해 국내 비만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게 한국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 설명이다.

현재 위고비는 ▲0.25㎎ ▲0.5㎎ ▲1.0㎎ ▲1.7㎎ ▲2.4㎎ 등 5가지 용량이 동일한 공급가(37만2000원)로 제공됐으나 앞으로 용량별로 10~40% 가격이 내려갈 예정이다. 기존 공급가에 인하율 40%를 적용하면 가격은 22만3200원으로 떨어진다.


다만 환자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가격은 병·의원별로 책정된 정책에 따라 달라진다. 구체적인 소비자 가격 정보는 공개되지 않은 이유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위고비 한 달 분량을 처방받는 데 40만~60만원 정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가 인하율만큼 소비자 가격이 내린다면 현장에서는 24만~54만원 정도에 처방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관계자는 "한국 비만 환자들의 치료 지속성 및 접근성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이러한 원칙은 치료제의 출고가를 정하는 데에도 우선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만 치료에 대한 건강상 부담을 줄이는 것이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며 "앞으로도 환자 중심의 접근 방식을 통해 한국의 비만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