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의 전설 최철순(왼쪽에서 두 번째)는 최강희 감독과 현재 포옛 감독의 공통점이 많다고 견해를 밝혔다. ⓒ News1 김대웅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현대가 21경기 연속 무패(16승5무)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북은 3월16일 열린 5라운드 포항스틸러스전 무승부 이후 지난 8일 안양과의 25라운드 2-1 승리까지 계속 지지 않고 있다. 최근 5연승을 포함 17승6무2패(승점 57)를 기록 중인 전북은 2위 대전하나시티즌(11승9무5패 승점 42)에 15점 앞선 단독선두를 질주 중이다.

K리그 통산 연속 무패 부문에서 2025년 전북보다 앞선 기록은 딱 3번뿐인데, 모두 2000년대 이후 '왕조'를 구축한 전북현대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4 전북이 작성한 22경기 무패가 통산 3위고 2011년 전북이 2위(23경기)이며 2016년 전북의 33경기 무패가 통산 최고 기록이다.


언급한 4시즌을 모두 전북현대에서 '현역 선수'로 함께 한 인물이 있으니 믿기 힘든 일이다. 주인공은 K리그 성실함의 대명사 최철순이다.

1~3위 시즌을 '강희대제'이자 '봉동이장'이라 불린 최강희 감독과 작성하고 올 시즌 후배들과 포옛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최철순은 "최강희 감독과 포옛 감독은 많은 부분이 닮았다"고 전했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최철순은 2025년 21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북현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20번째 시즌이다. 그는 군복무를 위해 입단한 상무(당시 상주상무) 시절을 제외하고는 오직 전북의 '녹색 유니폼'만 착용하고 있다. 그의 역사가 곧 전북의 역사다.


여전히 전북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는 철인 최철순(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철순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작년, 재작년 팀이 많이 어려웠는데 올해는 잘 나가고 있어 기분 좋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모든 선수들이 아주 즐겁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행복한 목소리부터 전했다.


지금은 후배들에게 자리를 많이 내주고 있으나 2016년(30경기 출전)과 2011년(21경기) 그리고 2014년(30경기)은 최철순이 한창 주전으로 뛸 때다. 모두 '호화군단'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만큼 화려한 스쿼드였다. 선수 면면만 따지면 현재 전북이 그때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견해가 있는데, 최철순 생각은 달랐다.

그는 "당시 워낙 국가대표들이 많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멤버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포지션마다 복수의 선수들이 다 배치돼 '더블 스쿼드'가 정확하게 나오고 있다"면서 "포옛 감독님 특성상 A팀 멤버들이 집중적으로 출전하고 있으나, 누가 나가도 자신들의 몫을 충분히 하는 알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고 자부심을 피력했다.

최철순은 팀 운영방식이나 추구하는 철학에 있어 과거 최강희 감독과 현재 포옛 감독의 공통점이 상당히 많다 했다. 최우선 포인트는 '수비 안정', '무실점 경기'다.

최철순은 "최강희 감독님이나 포옛 감독님 모두 공격진은 상황과 상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를 준다. 하지만 수비라인은 잘 바꾸지 않는다. 고정된 후방 구성으로 안정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실점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최강희 감독이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유명하고 포옛 감독도 공격적이고 전진적인 축구를 추구하지만 '클린시트'가 먼저다. 수비를 아주 강조하신다"고 소개했다. '일대일 싸움'에서 밀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도 동일하다.


올 시즌 전북의 지휘봉을 잡고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포옛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철순은 "최강희 감독님이 "일대일은 무조건 이겨야한다"고 포괄적으로 말씀하신다면 포옛 감독은 조금 구체적이다. 어느 지역에 상대가 들어오면, 절대 대인마크를 놓치면 안 된다는 식으로 주문한다"면서 "결국 두 분 모두 강력한 맨투맨 능력을 요구한다"고 소개했다.

'확실한 결과물'로 선수들이 믿고 따를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확실한 리더십도 두 명장의 공통분모다.

최철순은 "새로운 선수들이 영입될 때마다 최강희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이게 진짜 되나' 의심했다. 그런데 경기장 안에서 구현되니까 신뢰하게 되고, 결과가 나오니까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고 싶어 했다"고 회상한 뒤 "포옛 감독도 그렇다. 낯선 외국인 지도자 방식에 처음에는 갸웃했지만 지금은 신뢰가 강하다. 다들 출전을 원한다. 안에서 긍정적인 경쟁이 펼쳐지니 팀이 강해지고 분위기가 좋아진다"면서 '잘 되는 집'을 소개했다.

팀은 승승장구 하고 있으나 아쉽게도 최철순은 입지가 줄었다. 2023년까지만 해도 19경기에 출전했던 그는 지난해 시즌 통틀어 5번만 출전(정규리그 기준)했고 올 시즌도 2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2군 개념인 '전북 N팀' 멤버들과 함께 출전하는 K3리그가 사실상 그의 주무대다.

섭섭할 법도 하지만, 여전히 청춘의 환한 웃음을 가지고 있는 최철순은 전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난 여전히 축구가 좋다. 아직도 축구에 미련이 남아 은퇴를 못하고 있는데, 포옛 감독님 덕분에 N팀에서 경기하고 있다. 필드를 밟고 싶어하는 나의 마음을 아시기에, 흔쾌히 다녀오라(N리그) 하신다"면서 "좋은 지도자를 만난 덕분에 존중받는 선수 막바지를 보내고 있다"고 외려 감사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