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호실적을 발표한 서클의 주가가 유상증자 발표로 고꾸라지고 있다. 사진은 서클 인터넷 그룹의 배너가 지난 6월5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회사의 기업공개를 기념하기 위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걸려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이 상장 이후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1000만주 규모의 신주를 공모한다는 발표에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13일(현지시각) 서클은 6.16% 하락해 장을 마쳤다. 이는 전날 서클은 보통주 A급 1000만주를 공모한다고 밝힌 영향이다. 1000만주 중 200만주는 회사가 새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나머지 800만주는 기존 주주들에게 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기 때문에 대표적 주가 하락 요인이다.

서클이 호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는 10% 이상 급등했으나, 유상증자 발표에 다시 상승분을 내어줬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6억5810만달러(약 9119억원)를 기록했다. 준비금 운용 이자가 6억3400만달러(약 8785억원)로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결제·구독·거래 수수료 등 기타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한 2400만달러(약 332억원)다.

주가는 하락했으나 서클의 시장 지배력은 지속해서 확장하는 모습이다. USDC 온체인 거래액은 전년 대비 5.4배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유통량은 613억달러(약 84조9372억원)로 전년 대비 90% 증가, 지난 10일 기준 652억달러(약 90조3411억원)로 분기 말 대비 6.4% 늘었다. 이는 스테이블 코인 중 가장 빠른 성장세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장 눈에 띈 점은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 '선택'받는 원리를 기반으로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라며 "승자 독식의 시장에서 USDC의 차별화된 네트워크 효과로 수요자들에게 선택되며 고속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선택되기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코인을 발행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전 세계 다양한 통화 시스템과 유동성 연결이 중요한데, 서클은 이 네트워크를 잘 구축하고 있고, 이것이 서클이 선택되는 이유이며 복제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발표가 가장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황 연구원은 "경쟁 기업으로 간주하는 대형 금융서비스 회사들은 새로운 기술을 통합하고 고객에게 출시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들이 서클과 통합을 모색하고 있음을 언급하거나 USDC 사용자 중 미국이 과반이 아니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집중되지 않고 글로벌에 분산돼 있다는 점을 드는 등 전반적 실적발표가 네트워크 확장에 기반한 외연 성장, 마진 개선을 강조하는 내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