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전진우(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올해 K리그1 득점왕 경쟁은 '6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19일 기준 K리그1 득점왕 랭킹은 전진우(전북)가 13골로 선두, 싸박(수원FC)이 12골로 2위, 콤파뇨(전북), 이호재(포항), 주민규(대전)이 1골로 공동 3위, 모따(안양)가 10골로 6위에 각각 자리해 있다.


5개 팀 6명의 공격수가 경쟁하니 더 치열하고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득점 랭킹 1위부터 6위까지 골 차이도 3골에 불과해, 6위 선수도 해트트릭 한 번이면 곧바로 선두에 올라설 수 있다.

시즌 중반을 넘어서까지 이처럼 많은 선수가 득점왕 후보에 올라 있는 건 흔치 않다.


2020년엔 주니오(당시 울산)가 초반부터 독주, 26골을 기록해 19골의 일류첸코(당시 포항)를 7골 차로 제치고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2021년엔 22골의 주민규(당시 제주)가 18골의 라스(당시 수원FC)를 크게 따돌리고, 일찌감치 득점왕을 예약했었다.

이후로는 '2파전' 구도가 이어졌다. 2022년엔 조규성(당시 전북)과 주민규가 나란히 17골을 넣으며 공동 선두에 올랐으나 경기 출전 횟수가 적었던 조규성이 득점왕을 탔다.


2023년엔 주민규와 티아고(당시 대전)가 막판까지 엎치락뒷치락 했다. 둘은 나란히 17골을 넣었는데, 지난 시즌 간발의 차로 아픔을 겪었던 주민규가 이번엔 반대로 경기 출전 횟수가 적어 득점왕이 됐다.

2024년엔 꽤 여러 선수가 경쟁했다. 야고(당시 울산)와 이상헌(강원)이 초반 경쟁하며 치고 나가다가 한 풀 꺾였고, 막판에는 무고사(인천)와 일류첸코(당시 서울)의 '외인 2파전'이었는데 무고사가 15골을 넣어 14골의 일류첸코를 한 골 차이로 따돌렸다.


안양의 모따(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래서 중반 이후까지 6명이 덤비는 올해 경쟁은 더 치열하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팀 순위 못지않게 득점왕 경쟁도 막판 흥행을 결정하는 좋은 요소"라면서 "1~2명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여러 선수가 수상 가능성을 갖고 있으면 리그 전체에 활력도 돌고 변수가 많아져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득점왕 경쟁은 안개속이다. 중반까지만 해도 '레벨업'을 한 전진우의 1인 체제가 굳어지는 듯했지만 이후 싸박과 이호재 등 다른 선수들도 꾸준히 득점하면서 단숨에 선두로 치고 올라올 기세다.

팀 득점 1위(48골) 전북은 전진우와 콤파뇨 두 명의 후보를 모두 배출할 만큼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김진규와 강상윤 등 현 시점 K리그에서 가장 폼이 좋은 미드필더들이 '조력자'인 점도 호재다. 다만 한 팀에서 득점을 나눠가져야 하는 게 오히려 악재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콤파뇨는 시즌 도중 부상으로 20경기만 뛰고도 11골을 기록, 경기당 득점에서 0.55골로 경쟁자들 중 가장 앞서 있다.

싸박은 12골 중 7골을 최근 5경기에서 넣었다. 이호재 역시 5경기서 3골을 넣으며 꾸준히 득점을 터뜨리고 있다. 모따와 주민규 역시 각 팀의 대체 불가능한 원톱으로서, 매 경기 출전하며 기회를 노린다.

상하위 스플릿 분리도 큰 변수다.

현 순위대로라면 싸박과 모따는 마지막 5경기를 하위 스플릿에서 치러야 하는데, 그러면 상위 스플릿에서 수준 높은 상대와 경쟁해야 하는 전진우, 콤파뇨, 주민규, 이호재 등보다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순위표 역시 촘촘해 누가 하위 스플릿에서 뛰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외국인 공격수와 국내 공격수 중 누가 득점왕을 차지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선수끼리, 2022년엔 국내 선수끼리의 경쟁이 일찌감치 굳어졌으나 올해는 톱6 안에 국내 선수 3명, 외국인 선수 3명이 뒤섞여 있어 예측 불가다.

포항의 이호재(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