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투수 제환유.(두산 베어스 제공)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프로야구 9위 두산 베어스 마운드에 희망의 싹이 자라나고 있다. 윤태호, 제환유, 그리고 김정우까지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지친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다.


두산은 지난 17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4-2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스윕을 달성했다. 15일과 16일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뒀고, 17일에도 0-1로 뒤진 8회말 대거 4점을 뽑아내 뒤집기 승리를 따냈다. 14일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4연승을 질주했다.

두산은 KIA와 3연전을 통해 마운드에서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했다. 이들은 두산이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스윕을 달성하는 데 큰 힘이 됐다.


16일 경기에서는 윤태호가 돋보였다. 윤태호는 이날 선발로 나섰던 최승용이 2회 투구를 마치고 손톱이 깨지는 부상으로 조기강판되면서 갑작스럽게 투입됐다.

두산 투수 윤태호.(두산 베어스 제공)


프로 데뷔 첫 1군 등판이 예상치 못한 순간 이뤄졌지만, 윤태호는 3회부터 6회까지 4이닝 동안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깜짝 호투'를 펼쳤다. 윤태호의 호투로 흐름을 뺏기지 않은 두산은 9회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윤태호의 활약에 대해 "아름다운 피칭이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17일 경기는 제환유가 존재감을 뽐냈다.


휴식 차원에서 말소된 최민석의 대체 선발로 낙점된 제환유는 이날이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이었다. 조 대행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졌으면 좋겠다. 상대 선발(네일)이 아닌 KIA 타자들과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제환유는 긴장한 듯 1회 흔들리며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1실점으로 이닝을 마쳤고 2회부터 안정감을 찾아 5회까지 1실점으로 KIA 타선을 묶었다.

제환유가 실점을 최소화한 덕에 두산은 또 뒷심을 발휘해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이 경기를 통해 두산은 또 한 명의 예비 선발 자원을 발굴했다.

두산 투수 김정우.(두산 베어스 제공)


윤태호와 제환유만큼은 아니지만, 김정우도 3연전 기간 괄목할 만한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16일 경기에 두산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한 김정우는 이튿날에는 9회 팀의 6번째 투수로 나와 2점 차 리드를 지키고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KBO리그 역사상 데뷔 첫 홀드 다음날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한 건 2000년 이혜천(두산), 2003년 안영명(한화)에 이어 김정우가 역대 3번째다. 베어스 소속 선수로는 이혜천에 이은 2번째 진기록이다.

2018년 프로 입단 후 1군이 아닌 2군에서 더 긴 시간을 보낸 김정우는 올해 커리어 통틀어 가장 많은 시간을 1군에서 보내며 조금씩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조 대행은 "가을 야구를 완전히 포기한 상태는 아니지만, 지금 우리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경기를 하자는 모토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남은 경기에도 100%로 임하면서 후회 없이 치르겠다"고 말했다.

조 대행의 말처럼, 두산은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내일이 더 기대되는 야구를 펼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