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라이프플래닛이 동남아시아 일부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기술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6월 ‘ITC Asia 2025’에 참석한 김영석 교보라플 대표이사(왼쪽) 모습./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2013년 출범 후 약 12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이 동남아시아로 인슈어테크 기술 판매를 추진한다.

디지털 금융 전문가인 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와 오너 3세인 신중현 디지털전략실장이 적자 탈출을 위해 같이 고안해낸 아이디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경영을 사실상 총괄하는 김 대표와 신 실장의 첫 합작품이 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동남아시아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인슈어테크 기술 판매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이 디지털 보험 사업을 영위하며 쌓은 기술을 동남아시아 중소 보험사에 비용을 받고 제공하는 것이다.


단순히 기술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후관리까지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 보험 가입대상자에 대한 언더라이팅부터 청약까지 도와주는 챗봇 ▲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통한 온라인 채널 상담 기술 ▲데이터 기반 고객 리스크 관리 ▲급부 조합형 상품 개발 플랫폼 ▲보험 견적서 비교 서비스 등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 같은 기술이 동남아시아 보험사들에 없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조만간 일부 보험사와 협약을 맺는데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사업 영역을 확대한 이유는 수익성 개선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9월27일 설립한 국내 1호 디지털 생명보험사로 교보생명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대면 중심의 온라인 보험 서비스를 통해 '설계사 수수료 없이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우며 혁신적 시도로 주목받았지만 구조적인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보험 특성상 비대면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대면영업 의존도가 높은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고수익 상품인 장기보장성보험은 약관이 어렵고 보장 내용이 복잡하기 때문에 대면 영업에서 설계사 의존도가 높다는 게 특징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출범 첫 해 50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4년 167억원, 2015년 200억원대의 손실을 이어오며 단 한 해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에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불리는 디지털 기술 수출까지 추진하게 된 것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설계사 중심의 채널이 구축된 동남아시아에서 일부 보험사에 인슈어테크 기술을 소개하니 큰 관심을 보였다"며 "일부 영역에서 교보라이프플래닛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