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벌SK(BlueOval SK) 1공장 전경. /사진=SK온


SK온이 북미 생산 역량 강화를 본격화한다. 미국 조지아주 자체 공장에 이어 켄터키주 공장도 전기차 배터리 양산에 돌입하면서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공장 가동률이 상승세를 탄 만큼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 확대와 출하 증가 등 전방위적인 성과가 예상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SK온과 미국 포드자동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인 '블루오벌SK'가 첫 상업 생산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자리한 1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 공장 규모는 37GWh로, 포드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과 전기 화물밴 'E-트랜짓'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생산한다. 향후 포드와 링컨의 미래 전기차 모델에 들어갈 배터리도 생산할 계획이다.

SK온과 포드는 2022년 7월 블루오벌SK를 설립, 총 114억달러(15조9349억원)를 투자해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과 테네시주 스탠튼 두 지역에서 배터리 공장 3개를 건설키로 했다. 블루오벌SK는 시장 수요와 사업 환경 등을 종합 판단해 남은 켄터키 2공장, 테네시 공장 등의 가동 시점도 결정할 방침이다. 미국 현지화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 속 SK온은 이번 공장 가동을 계기로 미국 내 생산 역량을 키우게 됐단 평가다.


조지아주에 있는 자체 공장 SK배터리아메리카(SKBA)의 배터리 셀 생산라인 가동률이 100% 수준에 도달하면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이는 핵심 고객사인 현대차·기아의 미국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가동이 활발해진 영향이다. SK온은 SKBA 1·2공장 전체 생산라인 12개 중 9개에서 현대차·기아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안건 SK온 기획실장도 지난달 열린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SK배터리아메리카에서 순차 진행해온 라인 개조가 최종 완료되면서 2분기 말 현재 전체 라인을 가동 중"이라면서 "미국 현지 고객들 수요 또한 1분기 대비 증가하면서 전분기보다 판매량이 70% 이상 대폭 증가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SK온의 생산성 제고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AMPC 혜택 수준이 늘어난다는 거다. AMPC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 셀과 모듈 등을 생산할 경우 1kWh당 최대 4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제도로, 그동안 국내 배터리 기업의 수익성을 지탱하는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SK온도 올해 2분기 미국 공장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2734억원의 AMPC를 기록, 적자폭을 전 분기 대비 2330억원 줄였다.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발표한 정부예산 조정법안(OBBB)이 호재로 여겨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당 법안은 AMPC 종료 시한을 현행처럼 2032년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해서다. 특히 미국이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만큼 SK온이 틈새시장을 공략해 북미 시장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보호무역주의와 고율 관세를 앞세워 중국 공급망을 압박하고 있다.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 사장도 최근 열린 SK그룹 지식경영 플랫폼 '이천포럼 2025'에서 "미국 공장 가동률이 굉장히 좋아졌고, (이 가동률을) 계속 유지하는 게 핵심"이라며 "고객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