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수들이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6-6으로 무승부를 거두며 연패 탈출에 실패한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5.8.2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5회까지 6-0으로 크게 앞설 때만 해도 롯데 자이언츠의 10연패 탈출이 눈앞에 보이는 듯 보였다. 그러나 6점 리드는 날개 없이 추락하는 거인군단의 '연패 브레이크' 장치가 될 수 없었다.


롯데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4시간 8분 접전 끝에 LG 트윈스와 6-6으로 비겼다.

롯데는 전날(6일) 3-5 패배로 2002년 10월 19일 부산 한화 이글스전부터 2023년 4월15일 잠실 LG전까지 2시즌에 걸쳐 13연패를 당한 뒤 무려 22년 만에 10연패 불명예를 안았는데, 이날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바닥이 닿지 않는 '무승' 늪에 빠졌다.


지난 7일 부산 KIA 타이거즈전부터 12경기에서 2무10패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야구 경기의 무승부는 승률과 연승, 연패 계산에서 빠진다.

운 좋게 이길 법도 한데 롯데는 되는 게 없다. 모처럼 타선이 폭발했지만, 이번에는 '지키는 야구'가 안 됐다.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롯데 황성빈이 1회초 무사 1,3루 고승민의 2루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쇄도해 득점을 올리고 있다. 2025.8.2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5회까지는 롯데가 경기를 지배했다. 타선은 LG '1선발' 요니 치리노스를 두들겨 6점을 뽑았고, 선발 투수 이민석도 5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초반 경기 내용도 좋았다. 롯데 타자들은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1회초에는 박찬형의 절묘한 번트 안타와 황성빈의 재치 있는 도루로 LG를 흔들어 득점권 상황을 만들었다. 그리고 고승민의 희생플라이와 유강남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았다.

지난 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14경기 만에 기록한 선취점으로, 롯데에 의미 있는 기선 제압이었다.

롯데에 행운도 따라줬다. 3회초 무사 1, 2루에서 유강남의 희생번트 때 상대 3루수 문보경의 송구 실책으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는 나승엽의 2루수 땅볼 때 3루 주자 레이예스가 홈으로 들어왔다.

여기에 장타도 펑펑 터져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호준은 4회초 외야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프로 데뷔 솔로포를 터뜨렸다. 5회초 2사 후에는 노진혁의 3루타와 나승엽의 안타를 묶어 6-0으로 달아났다.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5.8.2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그러나 중반 이후 롯데에 악몽이 찾아왔다.

잘 던지던 이민석이 6회초 들어 크게 흔들렸다. 오스틴 딘에게 안타를 맞은 뒤 문보경과 김현수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롯데 벤치는 무사 만루에서 투수를 교체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판단은 틀렸다.

2번째 투수 정철원은 오지환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폭투를 던져 추가 실점을 기록했다. 또한 구본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고개를 숙였다. 순식간에 두 팀의 격차는 2점으로 좁혀졌다.

배턴을 받은 정현수가 6회말 이닝을 끝냈지만, 7회말 오스틴과 문보경에게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았다. 직구가 가운데 몰렸고, LG 중심 타자가 그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이 홈런 두 방에 6-6 동점이 됐다.

롯데 벤치는 정현수가 오스틴에게 홈런을 맞은 뒤에도 신뢰를 보냈으나 패착이 됐다.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롯데 나승엽이 7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유격수 병살타를 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5.8.2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화끈하게 터지던 롯데 타선은 6회 이후 응집력이 사라졌다. 7회초 1사 만루에서 나승엽이 병살타를 쳤고 8회초 2사 2, 3루에서는 고승민이 1루수 땅볼에 그쳤다.

이 기회에서 한 점이라도 땄다면 경기 흐름이 달라질 수 있었으나 결정적 한 방을 때려줄 해결사가 없었다.

연장 11회초 1사 1루에서는 대주자 장두성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아웃돼 허무하게 공격 흐름이 끊겼다.

그나마 롯데에 소득은 연패 기간 홈런 두 방에 무너졌던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는 점이다.

김원중은 연장 10회말 1사 만루의 절체절명 순간에 낙차 큰 포크볼로 오스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뒤이어 문보경을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롯데 김원중이 9회말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막아낸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5.8.2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기나긴 부진에도 4위에 자리한 롯데는 22일부터 24일까지 7위 NC 다이노스와 창원 3연전을 펼친다.

롯데와 NC의 승차는 불과 2경기로, 이번 시리즈 결과에 따라 롯데는 연패가 더 길어지고 NC에 추월당할 수 있다.

어떻게든 연패 사슬을 끊어야 하는 상황에서 팀 내 최다 11승을 올린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22일 경기에 출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