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이별하는 게 두려워 출산한 아이를 살해한 여성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자친구와 헤어질까 봐 임신 사실을 숨기다 출산한 아기를 살해한 친모가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22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대전고법 형사1부(재판장 박진환)는 이날 아동학대살해, 시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여성 A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3년 7월28일 자정쯤 충남 당진시에 있는 남자친구 B씨 집 화장실에서 낳은 딸이 숨을 쉬지 않는데도 품에 안고 약 1시간 30분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미 자녀 3명을 출산한 경험이 있었다. 그는 태어난 딸의 양수를 빼주거나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상황에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그는 같은 날 오전 2시56분쯤 숨진 딸의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의류 수거함에 유기했다.

A씨는 B씨와 함께 살던 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됐는데, 태아가 전 남자친구의 아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B씨가 알면 관계가 끝날까 봐 두려워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2016년에도 한 모텔에 영아를 유기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적이 있었다.


A씨는 "학대와 살해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결과, 범행 후 정황을 고려하면 죄책이 무겁다. 피고인은 영아를 유기한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범행했다"면서도 "확정적 고의를 갖고 저지른 게 아닌 출산에 따른 두려움으로 현실을 외면하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와 검찰은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검찰 측 주장은 이미 1심에서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심에서 피고인이 살해 고의를 자백하고 있지만 양형을 변경할 만한 사정이 없다"며 이를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