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개발공사의 김연우(가운데)(H리그 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여자핸드볼 H리그 경남개발공사 김연우(22)는 '백업 센터백'이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기회가 찾아왔고, 이를 놓치지 않으며 일취월장했다.


김연우는 "얼떨떨했지만 많은 것을 얻은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김연우는 2024-25시즌 H리그에서 '베테랑 언니들'의 백업을 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팀 간판 이연경(34)과 김아영(27)이 연달아 장기 부상을 당했고, 김연우가 그 빈자리를 메우며 활약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23-24시즌에 277분을 뛰었던 김연우는 지난 시즌 출전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1037분을 소화하며 붙박이 주전이자 간판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김연우는 "(갑자기 주전이 돼) 급작스럽고 얼떨떨했다. 동시에 놓쳐선 안 되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언니들 몫까지 더 열심히 했다. 언니들이 없어 팀이 무너지는 건 보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창 성장하는 선수에게 꾸준한 출전 시간까지 주어지자, 성장 속도는 매우 빨랐다.


김연우는 62경기에 나서 22득점, 88도움, 9스틸, 21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경남개발공사도 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단순히 개인 기록을 넘어 김연우를 향한 극찬도 쏟아졌다. "피벗과의 호흡이 가장 잘 맞는 센터백"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슈팅하는 김연우(오른쪽)(H리그 제공)


또한 핸드볼 관계자는 김연우를 향해 '강제 레벨업'의 수혜를 입었다고 했다.

김연우는 "데뷔 시즌에는 경기 중 투입될 때가 많아 당황하기도 하고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지난 시즌에는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준비도 되고 마음가짐도 더 단단해졌다"고 일년 동안의 차이를 짚었다.

이어 "감사하게도 많은 경기를 뛴 덕분에 경기장 안에서 여유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한뼘 성장한 김연우는 이제 새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2025-26시즌을 앞둔 경남개발공사는 이연경과 김아영이 모두 복귀해 '완전체'가 됐다. 팀은 더 강해졌지만 김연우는 지난 시즌보다 더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김연우는 "더 '짱짱'해진 전력에서 언니들과 손발을 맞추게 돼 오히려 잘 됐다. 어렵겠지만 이번 시즌에도 계속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팀과 함께 챔프전에 나가보고 싶다"며 웃었다.

김연우는 국가대표팀에서도 소중한 자원이다. 지난 6월 일본과의 정기전에도 출전, 14분을 뛰면서 1도움을 기록했다.

김연우는 "아직 국가대표팀이 되기에 부족한 점도 많지만, 지금처럼 계속 발전해서 한국 여자 핸드볼의 위기가 끝났다는 말이 나오게끔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전했다.

경남개발공사는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부산시설관리공단에 26-27로 패해 탈락했다. 종료 직전 결정적 동점 기회를 놓친 김연우로선 지금도 잊지 못할 경기다.

그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마지막 득점 기회를 얻었지만, 그걸 놓쳤다. 나 때문에 팀이 패한 것 같고, 그 장면이 지금도 아른거린다"면서 "그 아쉬움은 새 시즌의 좋은 동력이 될 것 같다. 많이 성장했던 지난 시즌보다도 더 발전한 김연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공격하는 김연우(오른쪽)(H리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