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136명 등 광부 183명이 익사한 일본 조세이 해저탄광에서 발견된 뼈가 모두 사람 뼈로 확인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1월31일 해저탄광 수몰 사건지에서 조사 중인 모습. /사진=아사히신문 홈페이지 캡처


조선인 136명 등 광부 183명이 익사한 일본 조세이 해저탄광에서 발견된 뼈가 모두 사람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일본 매체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야마구치현 경찰은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이하 새기는 모임)으로부터 지난 25~26일 전달받은 뼈 4점이 형태학적 검사 결과 모두 사람 뼈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모두 사람 왼쪽 대퇴골과 왼쪽 상완골, 왼쪽 요골, 머리뼈로 확인됐다.


태평양전쟁 중이던 1942년 2월3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서 발생한 조세이 해저탄광 수몰 사고는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136명을 포함해 총 183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당시 갱도 천장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바닷물이 갱도에 유입됐다.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은 탈출하지 못한 채 수장됐다. 사고 발생 후 일본 정부는 전쟁 중 정보 통제를 이유로 사고 사실을 축소 보도하거나 은폐했다. 이에 희생자들 유해는 오랫동안 해저 탄광에 방치됐고 진상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새기는 모임과 한국 시민단체, 대한불교관음종 등이 유해 발굴 조사를 진행했다. 새기는 모임은 크라우드펀딩 등으로 자금 5000만엔(약 4억7000만원)을 모아 발굴 조사 비용을 마련했다. 이후 한일 잠수사들 공동 탐사로 갱내 시야가 확보된 지점에서 이번 유골을 찾았다.

이번 유골 발견은 희생자들 신원 확인과 고국 봉환,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DNA 감정과 데이터베이스 매칭, 유족 탐문과 봉환·위령 절차가 남아 있다.


새기는 모임 공동대표인 이노우에 요코는 "사람 뼈로 감정돼 안심했다"며 "인도적 관점에서 일본 정부가 (유골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4월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국가로서 어떤 지원을 할지는 정부 내에서 검토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