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테러를 당한 택배기사가 CCTV를 살펴본 결과 범인은 직장 동료였다. 사진은 타이어 테러로 주저앉은 택배차와 난도질 당한 타이어 모습.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동료 택배 기사 차 타이어를 훼손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7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서울 한 물류회사 택배 기사인 30대 A씨가 최근 동료 기사에게 해코지당해 두려움을 호소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건은 지난 7일 발생했다. 이날 A씨는 동료들과 함께 택배 물류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펑'하는 폭발음을 들었다. 폭발음이 난 곳은 다름 아닌 A씨 차 보조석 쪽 바퀴였다. 타이어에는 날카로운 곳에 긁힌 흔적이 7곳이나 있었고 바퀴는 주저앉은 상태였다.


A씨는 보험사에 바로 연락했고 타이어를 살펴본 수리 기사는 "누군가 일부러 날카로운 물체로 타이어를 훼손시킨 거다. 이건 살인미수라고 봐야 한다"며 경찰에 신고하라고 조언했다. 이후 CCTV를 확인한 A씨는 범인의 정체에 충격받았다. 범인은 다름 아닌 옆자리 동료 B씨였다.

CCTV에는 범행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보면 B씨가 주차된 자기 차와 A씨 차 사이로 들어와 자기 차 문을 열어놓는다. 문 뒤에 숨은 B씨는 몸을 수그려 A씨 차 보조석 앞바퀴를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B씨는 주변을 살피며 범행을 이어갔고 결국 A씨 차 앞바퀴가 터져 주저앉게 됐다. 당황한 B씨는 자기 차에 잠시 올라탔다가 다시 내려서 A씨 차의 타이어 상태를 살펴보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행동했다.
동료가 무시한다는 이유로 동료의 택배 차량 타이어를 훼손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영상은 직장 동료가 택배 기사 타이어에 난도질 하는 모습. /영상=JTBC '사건반장' 캡처


A씨는 "이 동료와 한 달 정도 함께 일하던 차에 타이어 훼손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며 "원래 친하게 지내지도 않아서 특별히 갈등이 있을 만한 일이 없었는데 생각해 보니 6개월 전 귀금속 택배 관련 문제가 떠올랐다"고 밝혔다.


당시 A씨가 배달하려던 귀금속 택배를 누군가 뜯어본 흔적이 발견됐다. 이에 A씨는 주변 동료들을 조사했는데 모두 모르는 일이라고 했고 B씨에게 묻자 "일부러 가져간 게 아니라 도우미가 잘못 빼놔서 실수로 가져갔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에도 좀 의심됐는데 물증이 없어서 거리를 두고 지냈다"며 "그 일로 앙심을 품고 타이어를 훼손한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B씨는 CCTV 증거가 있음에도 타이어 훼손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답답했던 A씨가 "이 사람아,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추궁하자 B씨는 "왜요? 내가 안 그랬는데요? CCTV 확인하면 되잖아요"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A씨가 CCTV를 확인했다고 했음에도 B씨는 "진짜 내가 안 했다"고 잡아떼며 되레 억울해했다.


B씨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그제야 범행을 인정했다. 동료는 "나를 무시해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건이 검찰로 송치됐는데 동료는 사과 한마디 없이 여전히 제 옆에서 일하고 있다. 다행히 다른 시간대에 근무하고 이번 달엔 퇴사한다고 하지만 어쨌든 같이 일하는 동안은 해코지당할까 봐 두렵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