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발목 잡힌 LCC, 적자 탈출도 깜깜
국내 상장 LCC 4곳, 동반 적자… 하반기 운수권 재분배 향방에 촉각
김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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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가 올해 상반기(1~6월) 국제선 여객 수에서 대형항공사(FSC)를 앞섰지만 환율 부담에 발목이 잡히며 2분기(4~6월) 동반 적자를 기록했다. 오는 9월 파라타항공(옛 플라이강원)의 신규 취항으로 LCC가 한 곳이 더 늘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가운데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선 재분배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29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공항 국제선 여객 수(출발·도착 합산)는 총 4582만9686명이다. 이 가운데 국내 LCC 8개 사의 국제선 승객 수는 1578만1630명으로 전체의 34.4%를 차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친 FSC 승객 수 1565만6395명(34.2%)보다 12만5000여명이 많았다.
상반기 기준 LCC 국제선 여객은 2023년 처음으로 FSC를 추월한 이후 3년 연속 우위를 보였지만 올해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2.6%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좁혀졌다. FSC 여객이 1년 새 약 150만명 늘어난 반면 LCC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사고 영향으로 52만명 증가에 그친 여파다.
올해 2분기 국내 증시에 상장된 LCC 4곳의 실적도 부진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419억원, 7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423억원, 11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됐다. 합산 손실 규모만 수천억원대에 달해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은 LCC 적자의 핵심 원인이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5원 상승한 1390원을 기록했다. 지난 22일에는 3주 만에 1400원을 돌파하는 등 고환율 기조가 지속됐다.
리스·구매·유류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 특성상 고환율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LCC는 항공기 대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임차료와 정비비 부담도 크다.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환율이 5% 상승할 경우 약 250억원, 진에어는 10% 상승 시 328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오는 10월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출혈 경쟁 우려도 커졌다. 최근 일본·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임시 항공편과 할인 프로모션이 확대되는 데다 다음달 파라타항공까지 신규 취항을 앞두고 있어서다. 단기 수요는 기대되지만 좌석 공급이 과도해지면 운임 하락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한 운수권 재분배 향방에 주목한다. 일본(나고야·오사카·삿포로), 중국(장자제·시안·베이징·상하이), 인도네시아(자카르타) 등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26개 노선과 국내선 8개 노선이 대상이다.
항공사 재량에 따라 노선 배분을 받는 즉시 운항이 가능해 시장 판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오는 9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시행되는 만큼 중국 노선을 확보하는 LCC의 경우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LCC들의 전반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격 인하 경쟁에 몰두한 나머지 서비스 질 관리 등을 등한시해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최근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괌 직항 노선을 일방적으로 중단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는 자국민 수요에 의존해 내수 경기 상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외국인 승객 유치가 필요한데 이는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불가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순히 저가 운임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기내 서비스, 운항 편의 등 질적인 수준을 높여야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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