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② '퇴직자 멘토' 이춘재 강사 "내 인생 르네상스는 지금"
[(1)액티브 그레이가 세상을 바꾼다 - 그들은 누구인가]
삼성전자 29년 근무 후 퇴직자 진로설계 컨설턴트로 인생 2막
염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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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비주류' 취급을 받던 시니어 세대가 달라졌다. 은퇴 이후에도 활발한 경제·사회적 활동을 통해 거침없는 도전을 이어가며 젊은세대 못지 않은 사회 주류로서의 영향력을 과시한다. '머니S'는 개인의 자아실현을 넘어 사회 연대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영향을 미치는 주체적인 시니어 세대를 '액티브 그레이'로 정의했다. 액티브 그레이의 등장에 따른 사회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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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인생 1막은 2막의 황금기를 맞기 위한 준비 과정일 뿐이에요. 내 인생의 르네상스는 지금부터입니다."
퇴직자 진로 설계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이춘재(63) 강사는 최근 머니S와 인터뷰에서 은퇴 후 삶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에서 베테랑 영업맨으로 29년간 근무했던 이춘재 강사는 현재 인생 1막보다 더욱 열정적인 인생 2막을 써 내려가는 인물이다.
이 강사는 퇴직자 교육 현장에서 또 다른 은퇴자들에게 열정을 선물하는 '멘토'로, 삶의 경험을 책으로 엮어내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생 2막을 누구보다 바쁘고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이 강사는 성공적인 은퇴의 비결에 대해 "나중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9년 베테랑 영업맨, 예기치 못한 퇴직… 인생의 전환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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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근무 당시를 회상하며 이 강사는 "새벽 별을 보면서 출근하고 또 새벽 별을 보면서 퇴근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 국내 유통시장 개방 당시 삼성전자의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했던 이 강사는 당시로서는 낯설었던 대형 매장 모델숍을 기획하고 직접 점장으로 나섰다.
이 강사는 "당시엔 카페보다도 작은 가게에서 제품을 팔았었다"며 "'매장을 키워야 산다'는 생각으로 모델숍을 열었고 삼성전자의 운명이 달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강사의 도전은 성공을 거뒀고 오늘날 대규모 매장의 출발점이 됐다. 이 강사는 "당시 사내에서 '소매 유통의 달인'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며 웃었다.
영업맨으로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으며 승승장구했던 이 강사는 50대 초반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 강사는 "조직도에서 갑자기 이름이 빠지는 상황을 겪었다"며 "평생 직장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루아침 변한 상황에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심경에 대해 이 강사는 "처음에는 회사에 대한 배신감이라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퇴직에 대한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은 내 자신에 대한 실망이었다"고 말했다.
집안에 퇴직 사실을 알리는 것도 큰 고민이었다. 그러나 이 강사는 가족들의 지지와 신뢰가 있어 큰 의지가 됐다고 했다. 이 강사는 "아내에게 은퇴 결정을 털어놓았을 때 아내는 '당신이 알아서 잘 결정할 테니 따르겠다'고 믿어줬다"며 "그 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자녀들과의 대화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당시를 떠올리며 이 강사는 "큰아들이 제 어깨를 딱 끌어안으면서 '아빠,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이제 하고 싶은 거 하세요'라고 하더라"며 "그때 눈물이 핑 돌았다. '이제 가장으로서 임무를 마쳤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했다.
"퇴직 후 어떻게 살지?"… 인생 2막을 설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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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그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자격증에 도전했고 경영지도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어 자신이 쌓은 영업 노하우를 책으로 정리했다.
직접 체득한 노하우를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강사는 "후배들에게 전수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게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며 "그래서 경험을 정리해 '그 매장은 어떻게 매출을 두 배로 올렸나'라는 책을 냈다"고 말했다.
첫 저서 '그 매장은 어떻게 매출을 두 배로 올렸나'는 10쇄를 찍고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강사는 "책을 내자마자 생각지도 못한 기회들이 찾아왔다"며 "기업과 지자체 등에서 강연 요청이 이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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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직접 겪은 퇴직 노하우를 담은 책 '퇴직 후 어떻게 살지?'를 펴냈다. 이 책은 이 강사가 본격적인 퇴직자 멘토가 되는 계기가 됐다.
현재 이 강사는 기업과 공공기관, 지자체 등에서 '퇴직 후 진로설계' 특강과 워크숍을 진행하며 은퇴자들의 인생 2막을 설계해주고 있다. 이 강사 본인의 퇴직 경험담과 실제 성공·실패 사례를 공유하며 공감과 함께 맞춤형 전략을 제시한다.
이 강사의 멘토링 강연을 들은 은퇴자들은 그의 강연을 통해 막연했던 불안감을 덜고, 인생 2막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이 강사는 "나는 멘토 하나 없이 좌충우돌하며 3년을 허비했는데 그 경험이 사실은 퇴직자들에게 꼭 필요한 고급 정보였더라"며 "지금은 강연과 멘토링을 통해 경험을 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실제 퇴직자들에게 좋은 반응이 있으니까 또 강연을 요청하더라"며 "그게 보람이다"고 말했다.
인생 2막, 진짜 황금기… 지금 당장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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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와 작가 외에도 그는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며 한층 더 다채롭고 풍성한 삶을 살고 있다. 스스로를 '취미 부자'라고 부르는 이 강사는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분야에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강사는 "퇴직 직후 블랙야크 100대 명산 도전에 나선 것이 큰 힘을 줬다"며 "2년 만에 완등에 성공했고 마지막 산에서 '나도 할수 있구나'하는 성취감이 밀려왔다"고 했다. 이후 이 강사는 독서와 봉사, 여행, 서예, 유튜브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하며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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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그가 몰두하는 것은 그림이다. 이 강사는 "요즘은 제가 그린 그림을 상품화하는 실험도 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이 강사는 퇴직을 '끝'이 아니라 '황금기'의 시작으로 정의한다. 진정한 황금기를 누리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인생 1막의 성공은 돈·승진·명예였지만, 2막은 평화·안정·사랑"이라며 "지금 여건이 안 돼도 '나중에'라는 말은 버리고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인생 2막이야말로 진짜 황금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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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