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후 기뻐하는 안양 선수단과 유병훈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안양을 이끄는 유병훈 감독이 '연고지 악연'으로 얽힌 FC서울을 잡은 뒤 "이 승리를 오랫동안 헌신한 팬들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안양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안양은 10승3무15패(승점 33)를 마크, 9위로 올라섰다.

안양에겐 승점 3점 이상의 의미가 있는 승리다. 올해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1에 승격해 서울과 같은 리그에서 경쟁했고, 서울을 상대로 2전 3기 끝에 승리하는 감격을 누렸다.


안양과 서울은 '연고지 악연'으로 얽혀 있다. 서울의 전신 안양LG가 안양을 떠나 서울에 둥지를 틀었고, 이후 안양에 새롭게 탄생한 팀이 지금의 안양이다.

안양은 지난 2월 첫 맞대결서 1-2 패배, 5월 두 번째 경기서 1-1로 비긴 뒤 이날 처음 승리를 따냈다.


안양 팬들은 새 역사를 쓴 유병훈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뻐했다.

승리 후 기뻐하는 안양 선수들과 팬(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유병훈 감독은 "이 승리를 오랫동안 안양을 지키고 헌신한 팬들에게 바친다"면서 "이 팀에서 10년 동안 있던 사람으로서 (서울을 이겨주길 바라는) 팬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오늘 결과로 팬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 것 같아 행복하다"고 감격을 표했다.


유병훈 감독은 개막 미디어데이부터 서울을 상대로 1승은 꼭 하겠다고 했는데, 이날 그 약속을 지켰다.

그는 "솔직히 전력 면에서는 서울보다 약하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안양의 오랜 역사를 떠올리며 무조건 약속을 지키고 싶었고, 선수들도 거기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결국은 지킬 수 있었다"며 웃었다.

다만 안양은 이날 승리에도 불구하고 K리그1 12개 팀 중 9위에 자리, 잔류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병훈 감독은 "서울을 이겼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좋은 기폭제를 얻은 만큼, 9월 A매치 휴식기를 잘 보내면서 다음 경기를 더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안방서 중요한 경기를 내준 김기동 서울 감독은 "팬들이 꼭 이겨주기를 바라는 경기였는데 그 바람을 이루지 못했다. 팬들의 자존심을 세우지 못한 부분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 숙였다.

이어 "요즘 2실점 이상 하는 날이 많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어려워하는 부분도 있다. 다음 경기부터는 실점을 줄일 수 있도록 더 잘 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