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KIA 타이거즈가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진다. 연이은 충격패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반전하고 연패를 끊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KIA는 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SSG 랜더스와 맞붙는다.

KIA는 최근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6연패 후 3연승으로 반등 흐름을 타는 듯하더니, 다시 3연패에 빠졌다.


3연패 과정도 매우 좋지 않다. 모두 '참패'라는 말을 붙여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다.

8월30일 KT 위즈전에선 팀 내 2선발 아담 올러를 내세우고도 생애 첫 선발 등판한 '대체 선발' 문용익에게 5이닝 노히트를 당하는 등 타선이 완벽하게 봉쇄당했다.


이어진 8월31일 KT전에선 8회초 상대 마무리 박영현을 두들겨 경기를 뒤집었지만, 9회말 마무리 정해영이 흔들리며 역전 끝내기 패배의 충격을 안았다.

전날(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마운드가 붕괴했다. 선발 김도현이 4회까지 무실점하다 5회에만 7실점을 줬고, 이어 나온 추격조 투수들도 줄줄이 무너진 끝에 3-21로 대패했다. 올 시즌 KBO리그 한 경기 최다 실점의 '굴욕'이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8월까지만 해도 '5할 본능'을 이어갔던 KIA지만, 아쉬운 패배가 계속되면서 승패 마진은 어느덧 '-5'가 됐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격차는 3.5게임 차로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지만, 여기서 더 멀어진다면 '통합 우승 후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멍에를 피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KIA가 연패를 끊기 위한 카드로 내세운 건 네일이다. 지난달 29일 KT전에 등판해 7이닝 1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던 네일은, 나흘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KBO리그에서 선발투수가 나흘 쉬고 등판하는 건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통상 화~일요일 6연전에서 화요일에 등판한 후 일요일에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 말고는 없다.

다만 잔여 경기 일정이 시작되면서 변칙적인 운용이 가능해졌는데, KIA의 경우 이번 주와 다음 주까지 화~일요일 6연전을 치르기 때문에 여기에 해당하진 않는다.

결국 팀이 하락세를 타는 위기의 상황에서 이범호 감독이 승부수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네일은 팀 내 가장 믿음직한 투수다. 지난해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고, 올해도 현재까지 8승3패 평균자책점 2.27을 마크하고 있다. 승수가 적어졌지만 평균자책점과 이닝, 탈삼진 등 다른 지표는 더 좋아졌다.

네일은 4일 휴식 후 등판에서도 그다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올 시즌 4번의 '4일 휴식 후 등판'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78을 기록했다.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 / 뉴스1 DB ⓒ News1 김기태 기자


애초 올 시즌 4실점 이상으로 부진한 경기가 4번밖에 없기도 했지만, 4일 휴식 후 등판했을 땐 모두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다.

다만 상대 팀인 SSG에 다소 약한 면모를 보였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네일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2차례씩 SSG를 상대했는데, 4경기 22이닝 동안 무려 18자책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7.36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2시즌 동안 8타수 4안타 2볼넷을 허용한 박성한은 네일의 '천적'이라 할 만하다.

불안함이 있지만 그래도 현시점에서 KIA의 가장 강한 카드인 네일의 활약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3위인 SSG와의 격차도 4.5게임 차밖에 되지 않는 만큼, 이날부터 열리는 2연전을 모두 잡는다면 KIA의 가을야구에도 아직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