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대신 금?" 최고가 경신에 은행 골드바 판매, 작년 전체의 2배
시중은행 5곳, 올해 8월까지만 3245억원 달해
미 연준 금리인하 가능성↑… 독립훼손 우려도
유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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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자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 중이다. 이에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금 관련 상품 역시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8월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액은 3245억원이다. 이는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액인 1654억원 대비 96.2% 늘어난 수준이다.
한때 금 수요 급증으로 새롭게 주목받은 안전자산인 실버바 판매 실적도 늘었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 4곳의 올 1~8월 실버바 판매액은 38억5600만원으로 지난해(6억3000만원)보다 5배 넘게 뛰었다.
골드·실버바 등 실물뿐 아니라 금 상품으로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
금 통장(골드뱅킹)을 취급하는 국민·신한·우리 등 3개 은행의 지난달 말 잔액은 1조139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7822억원이던 잔액이 올 들어 4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금 통장 계좌 수 역시 지난달 말 29만9833좌로 지난해 말(27만2125좌)에 비해 2만7000좌 넘게 늘었다.
은행권 금 판매가 늘어난 배경은 최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불거지며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에 있다.
지난달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7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7만3000명 증가했으나 시장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 10만명을 밑돌았다. 미국 내 고용지표가 악화하자 연준이 이달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진 상황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독립성을 흔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한편 최근에는 리사 쿡 연준 이사에게 임기 중 해임을 통보했다.
표면상으로 쿡 이사가 부당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는 혐의지만 현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비둘기파 이사를 새로 임명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통상 금리 인하 시기에는 달러 약세로 이어져 금 수요가 늘어난다.
실제 전날 기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하루 전보다 2.2% 오른 1온스당 3592.2달러로 마감했다.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세웠다.
은 가격 역시 지난 2일 기준 2011년 9월 이후 14년 만에 1온스당 40달러를 돌파했다.
은행권을 비롯해 금 수요 쏠림 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달 들어 미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계속 커지는 상황"이라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고객 수요가 계속 늘며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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