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청/머니S DB


전남도 사무관리비 횡령사태 이후 폐쇄됐던 도청 공무원들의 소통공간이 지난해 10월 다시 문을 열었지만 실명(닉네임제)운영으로 활성화되지 못하며 내부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본보 8월 22일자-노조게시판 1년간 개점휴업… 전남도청에 무슨일이?> 참조


5일 머니S 취재를 종합하면 '새옹지마' 닉네임을 사용한 한 공직자는 지난 4일 전남도청 공무원 노동조합 자유게시판에 '익명제로 전환은 안해주시나요?'라는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목포시에 글 쓰신 분도 그렇고 실명이 밝혀질까봐 두려워 글을 못쓰고 있는건데 왜 익명으로 자유게시판을 바꾸지 않고 그 글을 그대로 퍼오는지 잘 모르겠다"고 익명게시한 전환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한 공직자는 "상사 여러분 직원을 자판기로 보지 마십시오"라며 상사갑질과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본보 9월 4일자- '문제는 가장 윗분?' 물꼬 터진 전남도 내부 비판글>

이 공직자는 "전 우리 노조게시판에 이렇게 글을 써도 제가 누군지 안찾아낼거라 믿습니다. 저같은 고통겪고 계신 우리 직원 동료여러분 참지 마시고 못견디겠으면 다들 한마디씩 해 주세요"라며 근 1년 만에 처음으로 전남도 노조게시판에 쓴소리를 올렸다.


이처럼 노조원들의 불만에 커지자 노조위원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이용민 노조 위원장은 "현재 노조 게시판은 닉네임제로 운영되고 있다"면서"우리 조직의 특성 상 완전한 익명제가 조합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제13기 공약에 '노조 게시판 익명제로 전환'을 포함시켰다"면서"전라남도와 노조를 향한 기탄 없는 글이 우리 일터를 더욱 강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의 닉네임제는 어려움에 처해있는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선택한 불가피한 제도"라며"이제 거의 막바지에 와 있다. 노조를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노조 게시판을 익명제로 전환해서 표현의 자유를 적극 보장하도록 하겠다.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금의 닉네임 게시판도 개인의 실명이 드러나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7월 중순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전남도청 현직 공무원 7명과 전직 계약직 공무원 1명 등 8명을 업무상 배임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나머지 공무원 123명에 대해선 사무관리비 용도는 위반했지만 사무실 비치용 등 업무상 지출한 것으로 판단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게시판의 익명전환이 안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사무관리비 횡령에 연루된 공무원들이 '왜 나만 처벌을 받아야 하냐' '윗선은?' 등 내부 불만 차단용 고육지책(苦肉之策)이란 시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