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닌 어떻게 뛰느냐가 중요…홍명보호 손흥민 활용법
내년이면 34세…9월 2연전서 변화 가능성 확인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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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이제는 손흥민(33·LA FC)이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9월 미국 원정 2연전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꺼낸 말이다. 이번 2연전서 선보일 홍명보 감독의 '손흥민 활용법'에 관심이 모아진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6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10일 오전 10시 테네시 지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와 2연전을 치른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약 9개월 남기고, 대회가 열릴 현지에서 개최국과 붙어보는 값진 경기다.
미국 그라운드 컨디션과 기후는 물론 경기와 경기 사이에 비행기를 타고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경험을 통해 월드컵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한국은 LA FC로 이적한 손흥민을 포함해 이강인과 김민재 등 주축들을 대거 소집했다. 해외 태생 혼혈 선수로는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옌스 카스트로프를 제외하면 전원이 대표팀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일 만큼, 이제는 본격적인 검증과 경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본격적인 '월드컵 모드'가 가동되는 이번 원정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전술적 측면은 손흥민 활용법이다.
그동안 국가대표팀 캡틴이자 간판 공격수로 오랫동안 활약해 온 손흥민은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엔 34세가 된다. 풍부한 경험은 대체할 수 없는 무기지만, 신체적 능력이 전성기에 비해 떨어지는 건 현실이기에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활용법을 찾아야 한다.
왼쪽 측면에서 주로 뛰었던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이동하는 변화도 하나의 방법이다.
빠르고 부지런하게 뛰어야 하는 날개 자리보다는 경험을 앞세워 노련하게 결정짓는 피니셔 역할이 34세 손흥민에게 최적일 수 있다.
홍명보 감독 역시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기존 역할을 다른 새로운 선수들이 할 수 있다"면서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이번 대표팀에는 배준호(22·스토크)와 정상빈(23·세인트루이스) 등 젊은 측면 자원들이 대거 가세했다. 특히 정상빈은 황희찬(29·울버햄튼)을 제외하면서까지 발탁한 선수다. 이번 2연전을 치르는 동안 왼쪽 측면 공격수로서 적격인지 본인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손흥민이 LA FC 이적 후 MLS에서 치른 4경기를 측면 공격수가 아닌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뛰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손흥민이 선발이 아닌 조커로 투입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손흥민이 오랜 시간 한국 축구 부동의 주전 공격수였기에, 그가 없는 선발 라인업은 낯설 수 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손흥민이 부상이 아님에도 선발 기회를 놓친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제는 손흥민과 대표팀 모두를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손흥민이 90분 동안 전성기 수준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없다면 후반 조커로 투입돼 결정적인 순간 폭발력을 발휘해 결정짓는 게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느냐"라고 밝힌 홍명보 감독의 발언은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대표팀 상황에 맞게 콤팩트하게 조정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홍명보 감독이 '주장 교체'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될 수 있다.
만약 손흥민이 무조건적으로 선발을 보장받는 포지셔닝이 아니라면, 주장 완장을 계속 차는 게 손흥민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여전히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이자, 없어선 안 될 보물이다. 다가올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손흥민의 존재감은 대회 성패를 가를 열쇠임에 틀림없다. 다만 그 역할은 지난 세 번의 월드컵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이번 미국 원정 2연전은 그 변화의 첫걸음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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