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싱잉볼·다마고치도 앨범이라고? 진화하는 K팝 문화 [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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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8년 전, 빅뱅 리더 겸 솔로 가수 지드래곤이 USB 앨범을 발매했을 때 '앨범이냐 아니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하지만 지금은 인형, 키링, 가방, 반지, 싱잉볼, 다마고치까지 K팝 아이돌 가수들의 앨범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되고 있다.
2017년 지드래곤이 선보인 USB 앨범 '권지용'이 형태 논란을 촉발한 이후, 2018년 가온차트는 "차트 앨범의 정의를 '저작권법상 복제물' 또는 '오프라인 음반'에서 '묶음 단위로 판매되는 상품'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USB, 키트, 기타 저장장치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음악 상품도 앨범으로 인정됐고, K팝 업계가 새로운 앨범 형태에 대한 실험적 도전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스트리밍 서비스가 더욱 보편화되면서 CD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자 K팝 업계는 도전에 나섰다. 단순히 음악을 듣기 위해 앨범을 발매하는 것에서, 소장 가치와 경험을 더한 일종의 문화 상품으로 앨범을 변화시킨 것이다.
이에 CD와 포토북, 포토카드 등이 들어있던 과거 형태에서 CD 혹은 NFC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앨범과 MD가 결합한 새로운 앨범 형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QR 코드가 보편화되고, CD로 듣는 사람이 확연히 줄어들어 가능해진 것이다. 단순히 MD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CD, 스마트 앨범 등을 통해 음악을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앨범으로도 인정된다.
그룹 뉴진스는 2022년 데뷔 앨범 '뉴진스'를 원형 가방 버전으로, 2024년엔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 협업한 가방을 선보여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에스파 역시 지난해 첫 정규 앨범을 CDP 버전으로 발매해 3차 예약 판매까지 진행했고, 올해는 실버 반지와 써지컬 스틸 목걸이가 포함된 한정판 앨범을 발매해 주목받았다.
NCT 위시의 '위츄' 인형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룹의 세계관을 상징하는 마스코트인 위츄는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앨범 형태로 출시돼 소장 가치를 높였다. 패키지에는 인형과 함께 NFC CD 방식으로 음원을 감상할 수 있는 스마트 앨범이 담겼다.
샤이니 키는 지난해 와인잔 버전 앨범에 이어 올해 다마고치 형태의 앨범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실제 다마고치 게임기와 스마트 앨범인 슴미니(SMini)가 담긴 형태다.
코르티스는 데뷔 앨범을 싱잉볼 버전으로도 출시한다. 싱잉볼은 '노래하는 그릇'으로 불리는 도구로, 멤버들이 작업 중 집중이 필요하거나 휴식을 취할 때 싱잉볼을 자주 쓴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라이즈, 제이홉 등이 선보인 키링 앨범, 엔믹스의 MP3 플레이어 앨범, 아일릿의 인이어 앨범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가요계 관계자는 "음악을 즐기는 방식이 CD가 아닌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기능적인 측면에 집중돼 있던 앨범의 의미가 소장 가치로 바뀐 지 오래됐다"며 "해당 가수와 앨범의 콘셉트에 사람들이 원하는 소장 방식을 접목한 다양한 형태의 앨범이 나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장 가치를 높인 만큼 당연히 판매량과 연결이 되면서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스타일의 앨범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진 만큼, 앞으로 소장 가치를 높이면서 트렌드를 반영한 형태의 앨범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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