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건강에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지만 모든 운동이 건강에 다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몸에 해가 되는 줄도 모른 채 무작정 땀만 흘리는 사람들도 적잖다. 운동, 제대로 알고 해야 한다.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누리기 위한 바른 운동법을 소개한다.
스쿼시는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코트 안에서 공을 서로 번갈아 치는 운동이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코트 안에서 1대1 혹은 2대2 대결을 펼치는 스쿼시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스포츠다.
21세기 들어 국제 대회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도입되는 추세다. 아시안게임은 2002년 부산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2개가 걸린 임시 종목으로 진행한다.
국내에서도 대중적으로 스쿼시를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한스쿼시연맹에 따르면 350개 전용 클럽이 있고, 동호인도 100만 명에 달한다. 전국 곳곳에 스쿼시 코트 1500개가 있는 등 접근성도 좋아지는 중이다.
김승욱 스쿼시 지도자가 4일 인천 부평구 열우물스쿼시경기장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스쿼시 기본자세를 설명하고 있다. 2025.8.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분당 15㎈ 소모, 30분만 해도 운동 효과 만점
한때 고급 스포츠로 불렸던 스쿼시가 현재 크게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짧은 시간 동안 운동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스쿼시의 분당 열량 소모량은 15㎉로 러닝, 수영, 테니스 등 다른 종목보다 월등히 높다. 체력 향상, 체중 조절, 심폐기능 강화, 순발력, 지구력, 유연성 등을 종합적으로 길러준다.
하루에 추천하는 운동 시간도 30분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이들에게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다이어트 효과도 크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김승욱 전 스쿼시 청소년대표 지도자는 "스쿼시는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이 복합적으로 섞인 스포츠"라고 말했다.
스쿼시는 분당 열량 소모량이 15㎈로 다른 종목과 비교해 운동 효과가 크다. ⓒ AFP=뉴스1
스쿼시의 가장 큰 특징은 가로 6.4m, 세로 9.75m, 전면 벽 4.57m, 후면 벽 2.13m의 직육면체 경기장에서 펼쳐진다는 것이다.
천장을 제외한 다섯 면을 이용해 공을 쳐야 하므로 공간 지각 능력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스쿼시를 '몸으로 하는 체스'라고 표현한다.
김 지도자는 "일반적으로 라켓 종목은 마주 보고 경기하지만, 스쿼시는 상대와 같은 공간에서 앞을 바라보고 경기한다. 경기 진행 속도가 빠른 데다 상대의 움직임을 빠르게 예측하면서 앞면과 좌우면, 후면 등을 활용해 공을 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스쿼시는 순발력과 함께 두뇌 회전이 요구되는 운동이다. 김 지도자도 "해외에서는 어린이들이 신체 활동과 두뇌 발달에 적합한 운동으로 스쿼시를 즐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욱 스쿼시 지도자가 4일 인천 부평구 열우물스쿼시경기장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스쿼시 포핸드의 올바른 자세(윗쪽)와 잘못된 자세를 설명하고 있다. 2025.8.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라켓과 손목 모양은 'ㄴ' 자로
스쿼시에서 기본은 라켓 잡기다. 라켓을 넓게 잡으면서 검지와 중지 사이에 손가락이 하나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틈을 둬야 공을 컨트롤하기 쉽다.
다리는 어깨너비로 벌리면서 무릎을 살짝 구부려주고, 라켓의 헤드 부분은 머리 위치에 두는 게 기본자세다.
공을 칠 때도 공을 네트 넘어 보내야 하는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등 다른 라켓 종목과 달라 오버 스윙을 하지 않는다.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포핸드를 할 때는 왼발, 백핸드를 할 때는 오른발을 대각선 방향으로 뻗어 '런지 자세'로 라켓을 가볍게 원을 그리면서 무릎 앞에서 공을 맞혀야 한다.
라켓과 손목의 모양도 'ㄴ' 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콕'이라 표현하는데, 라켓을 늘어뜨리면 안 된다. 경기나 훈련 중 이 콕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에 따라 스쿼시를 제대로 배웠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동작이지만, 불편하고 힘들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동작이기도 하다.
김 지도자는 "콕이 풀어진 상태로 스윙할 수 있다. 단순하게 공을 치는 게 더 쉽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며 "그러나 콕이 풀어진 상태로 스윙하면 라켓의 헤드가 원을 그리지 않고 일(一)자로 나가게 된다. 팔꿈치와 원심력이 아닌 어깨의 힘으로 치게 돼 결국 손목과 팔꿈치에 무리가 가서 부상을 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욱 스쿼시 지도자가 4일 인천 부평구 열우물스쿼시경기장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스쿼시 런지의 올바른 자세(왼쪽)와 잘못된 자세를 설명하고 있다. 2025.8.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올바른 자세로 공을 쳐야 스쿼시 기량도 향상될 수 있다. 김 지도자는 "콕을 푼 상태로는 숏볼과 미들볼을 치는 게 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의 고급 동작을 할 수 없다"며 "콕을 유지하면서 올바르게 스윙할 수 있어야 중급자, 상급자가 됐을 때 백월 터닝 등도 수월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쿼시는 공을 칠 때마다 자연스럽게 런지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때 발바닥 앞쪽에 힘이 너무 들어가거나 무릎이 발끝보다 더 앞으로 나가면, 무게 중심이 흔들릴 수 있다.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아 안정된 착지 상태로 공을 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