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조가 7일 열린 KLPGA투어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해 루키로 '메이저 퀸'이 됐던 유현조(20)가 2년 차 시즌인 올해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자칫 징크스가 될 뻔했던 잦은 준우승의 아쉬움까지 떨쳐낸 결과이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유현조는 7일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북·서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2위 노승희(24·5언더파 283타)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데뷔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던 유현조는 2연패를 달성했다.


역대 K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2연패를 달성한 건 8번째다. 구옥희(1981~1983 KLPGA 챔피언십), 고우순(1988~1989 한국여자오픈), 강수연(2000~2001 한국여자오픈), 송보배(2003~2004 한국여자오픈), 김해림(2016~2017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박현경(2020~2021 KLPGA 챔피언십) 등 쟁쟁한 선수들만 경험했다.

루키 신분으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2년 차에 타이틀 방어까지 성공한 건 유현조가 유일하다. 송보배의 경우 200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뒤 2004년 2연패를 일궜다.


유현조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작년에 처음 우승했던 곳에서 타이틀 방어까지 달성해 영광스럽다"면서 "자신감이 있었지만 오히려 작년보다 많이 긴장됐다"고 했다.

이어 "전반엔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다행히 후반에 정신을 차렸다"면서 "타수를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유현조가 7일 열린 KLPGA투어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부모님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메이저대회 타이틀 방어라는 의미도 크지만, 올 시즌 첫 우승이라는 기쁨도 적지 않다. 유현조는 올 시즌 KLPGA투어 최상위권의 성적을 내면서도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톱10 12번 중 준우승 3번, 3위가 2번이었다.

유현조는 "지난주(KG 레이디스 오픈)가 가장 아쉬웠다"면서 "이전 두 번은 타수 차이가 크게 났는데, 지난주는 연장 가서 준우승 했기 때문에 생각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지난주 준우승이 이번 주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닫고, 긴장할 때 내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알게 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했다.

유현조는 "실력은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하면서도 "하지만 골프는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칠 수만은 없다. 압박감이 있는 중요한 순간에 실수가 잦아지는데, 그걸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유현조(20). (KLPGA 제공)


유현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단숨에 대상포인트(482점)와 평균타수(69.7059타)에서 전체 1위로 올라섰다.

그는 "올 시즌 초 목표가 대상과 2승이었다"면서 "최근 몇 년 동안 목표를 다 달성했기 때문에, 올해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이어 "대상포인트는 꾸준히 잘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이 페이스를 잘 유지하면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는 또 다른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꼽았다.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이달 마지막 주에 열린다.

유현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아마추어 때부터 우승 후 트로피에 맥주를 따라 마시는 세리머니를 꼭 해보고 싶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