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열린 9.26 총파업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주4.5일제 도입을 핵심 쟁점으로 신규채용 확대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 1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4.98%의 찬성률을 얻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사진=뉴시스


금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금요일 점심 후에 퇴근하는 '주 4.5일제' 도입을 내세워 총파업에 나선다. 정부는 2004년 주5일제를 도입했다. 금융노조가 21년 만에 4.5일제 도입이라는 새로운 근무조건을 꺼내면서 금융권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금융조노는 8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9.26 총파업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 4.5일제 도입을 핵심으로 신규채용 확대와 정년 연장 등 요구사항을 밝혔다. 금융노조는 올해 산별교섭에서 ▲임금 5% 인상 ▲주4.5일제 전면 도입 ▲신규 채용 확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1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4.98%의 찬성률을 얻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서면 지난 2022년 이후 3년 만에 은행권 파업이 이뤄진다.


핵심 쟁점은 주 4.5일제다. 지난 2022년부터 금융노조는주 4.5일제 도입을 주장하며 장시간 노동구조를 깨뜨려 저출생·돌봄·삶의 질 문제 등 국가적 과제를 풀어낼 실질적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 임금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90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19시간에 비해 185시간 많았다. OECD 회원국 중 한국 보다 근로시간이 긴 곳은 콜롬비아, 멕시코, 코스타리카, 칠레, 이스라엘 등 5개국뿐이다.


반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요 31개국을 대상으로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수준을 뜻하는 시간주권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노동시간의 경우 3번째로 많았고 가족시간은 31개국 중 20번째로 적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노조는 과거 주5일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대한민국 노동시간 패러다임을 바꾼 경험이 있다"며 "주 4.5일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지적한 국가 저성장과 지방 인구 감소를 극복할 해법이자, 대한민국의 저출생·저성장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열쇠"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오는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주 4.5일제 실현을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26일부터 총파업에 나서다. 산별 중앙교섭이 진행 중으로 합의가 이뤄질 경우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