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 동료들이 불륜관계에 있는 것처럼 꾸며 돈을 갈취하려 한 전직 경찰관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구대 동료들이 함께 자주 근무지를 이탈하자 불륜관계에 있는 것처럼 꾸며 돈을 갈취하려 한 전직 경찰관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단독 이재민 판사는 정보 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공갈미수, 협박 혐의로 기소된 전 경찰관 A씨(30)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8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13일 자신이 근무하던 대전 서구의 한 지구대 사무실에서 접근 권한이 없음에도 CCTV 프로그램에 접근해 동료 경찰관인 B씨와 C씨가 함께 차를 타고 나가는 등 영상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로 영상을 사진 촬영해 저장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씨와 C씨는 업무를 위해 지구대 주차장 및 사무실에 오간 것이었다.


이후 A씨는 여자친구 휴대전화를 이용해 1인 2역을 하며 성명불상자로부터 "B씨와 C씨가 부적절한 관계다" "현재 경찰청 특별 경보가 발령된 시점이며 이들이 초과수당 부정 수령, 근무지 무단 이탈에 해당한다" "이 대화방을 그들에게 알려주고 조건은 2000만원이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받은 것처럼 자작극을 벌였다.

A씨는 해당 화면을 캡처해 B씨와 C씨에게 보내며 자신도 협박받고 있다고 돈을 송금하라고 협박했으나 자작극인 것이 드러나 미수에 그쳤다.


앞서 A씨는 B씨와 C씨와 같이 지구대에서 근무하던 중 이들이 함께 근무지를 자주 이탈한다는 생각에 불륜 관계인 것처럼 꾸며 범행을 저지르기로 계획했다.

재판부는 "1인 2역을 하는 등 방법으로 피해자들에게 공갈미수, 협박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치밀하고 상당히 좋지 않아 엄벌이 필요하다. 피해자들과 합의에 도달하거나 용서받지도 못했다"면서 "다만 범행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들이 실질적인 금전적 피해를 보지 않았고 이 사건으로 파면돼 경찰공무원 신분을 상실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