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그린빌딩위원회가 제정한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 'LEED'의 최고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한 LG전자 북미법인 뉴저지 사옥. /사진=LG전자


LG전자가 생활가전과 올레드 TV를 앞세워 북미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첨단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현지 맞춤화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 시장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향후 북미혁신센터(LG NOVA) 등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쓸 전망이다.

생활가전으로 B2B·B2C 모두 잡다… 올레드 TV는 '최고' 평가

LG전자 생활가전은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신뢰받는 제품으로 꼽힌다. 낮은 고장률과 탁월한 제품 성능 덕에 현지 고객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연초 발표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가전제품 브랜드'를 보면, LG전자는 해당 조사에서 현지 브랜드에 이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 8개 분야 가전을 모두 제조하는 통합 가전회사로는 6년 연속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대용량 제품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올해 최고의 대용량 세탁기 브랜드' 조사에선 ▲프론트로더 ▲탑로더 ▲교반식 세탁기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발표한 최고 제품 9선 중 8개를 석권했다. LG전자는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미국 주요 생활가전 시장에서 약 21.1%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B2B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시장의 핵심축으로 꼽히는 '빌더'(Builder) 부문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낸다. 빌더는 미국 내 일반주택이나 상업용 건물을 짓는 건축업체로, 각 건물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가전을 공급한다. 그러나 높은 진입 장벽으로 후발주자 진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LG전자는 가전과 공조를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와 고객 거주 환경에 맞춘 '토털 공간 솔루션'을 바탕으로 고객 신뢰도를 높였다. 빌더 전담 영업 조직 'LG 빌더'를 강화해 지난해 해당 부문 매출을 전년 대비 약 64% 성장시켰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부턴 상업용 대용량 세탁·건조기 라인업 'LG 프로페셔널'을 선보이고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올해는 북미 1위 세탁솔루션 업체인 CSC 서비스웍스와도 상업용 세탁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미국 IT전문매체 트와이스가 주관하는 '2025 트와이스 VIP 어워드'에서 '비디오 & TV: OLED' 부문 최고 제품으로 선정된 LG 올레드 에보(G5). /사진=LG전자


LG전자가 북미 시장 장악력을 강화한 데에는 테네시 공장의 역할이 컸다. 지난 2018년 말 준공된 테네시 공장은 총 3개의 생산라인(드럼세탁기·통돌이세탁기·건조기)을 갖추고 있다. 60년간 축적된 제조 노하우와 AI·로봇 등의 첨단 제조기술을 접목해 LG전자 고유의 제조혁신을 이뤄냈다. 가장 큰 특징은 부품 제조부터 포장 작업까지의 과정을 한 라인에서 수행하는 '완결형 통합생산체계'가 탑재된 거다. 이를 통해 부품 공급 지연 문제 등을 막을 뿐 아니라 품질 향상, 공급시간 단축 등이 가능해졌다.


LG 올레드 TV는 북미 시장에서 최고의 프리미엄 TV로 인정받는다. 미국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LG 올레드 TV는 출시되는 모든 부문의 화면 크기별 TV 평가에서 최고점을 획득했다. LG 올레드 에보(G5)의 경우 미국 유력 IT 매체 지디넷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올레드 TV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LG전자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올레드 TV를 출시한 이래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일궈온 결과다. 올해 출시된 올레드 TV 역시 글로벌 인증기관 UL 솔루션으로부터 '퍼펙트 컬러' '퍼펙트 컬러' 인증을 모두 받은 올레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드의 '실내조명 환경 화질 인증'에선 업계 최초로 가장 높은 '퍼펙트' 등급을 받았다.

LG NOVA로 신성장 동력 발굴…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 노력

LG전자는 지난 1월 북미지역 본사에 한국을 포함한 총 11개국 주뉴욕총영사단를 초청해 혁신 기술 로드맵을 선보이고 국가간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함께 LG전자 북미 사옥 내 마련된 쇼룸을 둘러보며 미래 기술진화 방향성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LG전자


LG NOVA을 발판삼아 전략적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말 CSO 부문 산하에 설립된 LG NOVA는 헬스테크·클린테크·AI·모빌리티 등 영역에서 외부 스타트업과 협업해 혁신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외부 스타트업과 인재 및 기술을 활발하게 교류 중"이라며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만들어 가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혁신을 위한 다양한 노력도 시도하고 있다. 매년 글로벌 스타트업·투자자·기업가 등이 교류하는 '이노베이션 페스티벌' 등을 개최 중이며, 최근엔 대기업·정부 조직 등을 광범위하게 아우르는 파트너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다양한 산업 및 민관 간 협력 시스템도 다졌다.

뉴저지 잉글우드클리프에 위치한 북미사옥은 지역사회 인재 채용 및 민간기술 외교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과학 체험관 'LG Inspiration Lab'을 통해 사옥 인근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과학 교육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현지 대학교 재학생들에게는 미래 기술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엔 해외 AI 분야 우수 인재들을 초청해 회사 R&D 비전과 기술 리더십을 소개하는 인재 채용 행사 '북미 테크 컨퍼런스'도 진행했다.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일례로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을 배경으로 'LG와 함께하는 위기 동물 보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기후 변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모습을 전광판에 구현해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과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활동이다. 지난 6월에는 세계 환경의 날(6월5일)을 맞아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광장 옥외전광판에서 캠페인 영상도 상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