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그레이'를 겨냥한 기업들의 사업 전략이 주목된다. 사진은 국내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 전망. /그래픽=김은옥 기자


뛰어난 소비력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삶을 추구하는 '액티브 그레이'가 새로운 소비 주체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니어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기업들은 액티브 그레이를 겨냥한 제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2022년 88조원→2030년 241조원… 돈 되는 시니어 시장

15일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시니어 시장은 2022년 88조원에서 오는 2030년 241조원으로 연평균 13.4% 성장할 전망이다. ▲고령 인구 증가 ▲고령층 구매력 상승 ▲에이지테크(고령층 타깃 첨단 기술 기반 제품·서비스) 등장 등이 시장 확대 배경으로 언급된다. 한국은 2018년 고령사회(65세 이상 비율 14% 이상) 진입 후 7년 만인 올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비율 20% 이상)에 도달했다. 다른 국가보다 고령층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고령층의 구매력 상승은 한국의 베이비부머의 특성과 관련 있다. 2020년부터 고령층에 유입되고 있는 베이비부머는 경제력, 교육, 소비, 디지털 수용성, 사회활동 참여 등에서 이전 고령층과 다른 특성을 보인다. 높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삶을 추구하며 여가, 돌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 욕구를 나타낸다. 한국은 급격한 경제 성장과 사회 변화를 경험한 탓에 고령층 안에서도 이전 고령층과 새로운 고령층인 베이비부머의 특성 차이가 크다는 게 하나금융연구소 설명이다.

기업들은 고령층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에이지테크를 발전시키고 관련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바이오테크,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고령 친화 산업에 접목하는 중이다. 기존 고령 친화 산업의 영역이 돌봄 중심이었다면 에이지테크는 고령자의 편의성 향상, 건강 관리, 취미 및 여가활동 등 노년기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지원한다. 시니어 산업 고성장이 예상되면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부터 주요 대기업까지 시니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LG전자, 시니어 삶 편안하게… 웨어러블 벤처도 '진출'

사진은 삼성전자의 패밀리 케어를 시연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니어에 초점을 맞춘 '패밀리 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통합 연결 플랫폼 스마트싱스와 IoT 가전들로 구현되는 해당 서비스는 ▲활동 알림 ▲복약 알림 등 일정 관리 ▲위치기반 케어 등으로 구성된다. 일정 기간 지정해 놓은 기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시니어의 이상 징후를 판단해 알려주고 필요시 로봇청소기를 이동시켜 내장 카메라로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게 대표적인 사용 사례다. 초고령사회에서 가족들이 부딪힐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마련했다.


LG전자는 시니어들이 제품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상 언어로 간단히 제품을 조작할 수 있는 AI 홈 허브 'LG 씽크 온'을 개발했다. LG 씽큐 온은 생성형 AI를 탑재해 고객과 대화하며 맥락을 이해하고 생활패턴을 학습·예측해 자동으로 최적의 집안 환경을 조성한다. 보이스 컨트롤러를 설치한 고객은 LG 씽큐 온을 중심으로 집안 어디서든 가전과 IoT 기기를 대화로 제어하고 작동 완료 알림 등을 받을 수 있다. 몸이 불편한 시니어들도 LG 씽큐 온을 활용하면 손쉽게 집안 환경을 제어하는 게 가능하다.

벤처 회사 중에서는 시니어의 원활한 신체 활동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기기 관련 기업이 주목받는다. 휴로틱스는 최근 웨어러블 로봇 H-메디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2등급 제조 인증을 획득했다. H-메디는 착용형 슈트 형태의 로봇으로 보행 장애 환자의 재활 및 치료에 사용된다. 휴로틱스는 이번 H-메디 식약처 인증을 바탕으로 보행 재활 의료 시장에 본격 진출할 방침이다. 이 밖에 보행 보조 로봇 등을 생산하는 코스모로보틱스, 돌봄 로봇 회사 로보케어 등도 주목할 기업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