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국내 비철금속 제련업체 고려아연이 글로벌 '탈(脫)중국' 전략광물 공급망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지난달 세계 1위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 기업과 손잡고 군수·방위산업 핵심 소재인 안티모니를 재가공해 미국에 추가 수출하기로 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한국무역협회는 11일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 보고서를 내고 이번 협력을 주요 사례로 소개했다. 보고서는 "게르마늄과 같은 핵심 광물이 정치·경제적 안보 수단으로 활용되는 상황에서 한·미 간 공급망 협력 체계가 구축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중국 의존도가 높던 미국이 실제 공급망 다변화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글로벌부문 사장이 참석했다. 회사는 울산 온산제련소에 약 1400억원을 들여 게르마늄 공장을 새로 짓는 계획도 내놨다. 최 회장은 당시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탈중국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은 최근 국내 화학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안티모니 50톤을 미국에 수출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안티모니를 회수해 공급하면, 화학사가 이를 삼산화안티모니로 재가공해 공동으로 미국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고려아연은 이미 올해 6월과 8월 각각 20톤씩 안티모니를 미국에 직접 수출했으며 연내 총 100톤을 미국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수출량을 두 배 이상 늘려 240톤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르마늄과 안티모니 모두 전략광물로 꼽히며, 특히 두 광물 모두 중국이 시장 지배력을 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1년 기준 글로벌 정제 게르마늄 생산량의 68%가 중국산이며, 2023년 안티모니 광산 생산량의 58.8% 역시 중국이 차지했다.

국내에서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등을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인 고려아연은 미·중 갈등 심화로 전략광물의 중요성이 커지자 사업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경제안보, 한·미 경제협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