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그레이를 타깃한 제약·백신업계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액티브 그레이를 위한 국내 제약·백신 회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기 원하는 액티브 그레이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거나 관련 의약품 임상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청년층보다 건강 관리 분야에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이 있는 액티브 그레이를 공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건강 위해 과감히 투자… 제약사의 '액티브 시니어' 타깃 전략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새로운 고령층은 높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경제력, 교육, 소비, 디지털 수용성 등에서 이전 고령층과 다른 특성을 보이며 건강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니즈를 갖는다. 대체로 경제력이 부족하고 절약이 미덕이었던 이전 고령층과 달리 경제력을 보유한 경우가 많고 가치 소비를 기반으로 자신에게 투자하는 패턴을 보인다.


액티브 그레이는 여러 분야 가운데 특히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활동적인 생활을 원하지만 노화로 인한 신체적 한계에 부딪힐 수 있어서다. 나이가 들수록 '다른 것보다 건강 관리가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고령층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청년층보다 건강 관리 분야에 더 많이 소비하는 게 불가피하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액티브 그레이를 위한 제품을 내놓아야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키울 수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 중에서는 유한양행이 고령층을 타깃으로 한 일반의약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일반의약품 관절 영양제 '조인본 콘드로800정'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고령층의 관절 고민을 덜어준다. 관절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손상을 늦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콘드로이틴설페이트나트륨을 일반의약품 최대 함량인 800mg 함유했다. 이 밖에 활성형 비타민B 4종, 칼슘·마그네슘·비타민D 복합제제 등도 함유해 신경통·근육통·관절통 증상 완화와 뼈 건강 증진을 이룰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영양 섭취 부족 비율이 높은 60~70대 이상 고령층을 위한 프리미엄 영양식 '한미 케어미'를 이달 출시한다. 3대 필수영양소(탄수화물·단백질·지방)와 24종의 비타민·미네랄, 100억셀 이상의 유산균 사균체(포스트바이오틱스)를 담아 섭취 부담을 줄이고 섭취 후 편안함까지 고려했다. 고령화에 따라 시니어 뉴트리션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고령층의 몸과 마음을 챙기는 케어푸드를 선보일 계획이란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고령층 취약' 독감·대상포진… 백신 개발 '잰걸음'

사진은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업계도 액티브 그레이 공략에 힘을 주고 있다. 고령층 취약 질병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임상 단계를 높여가고자 한다. 주로 독감(인플루엔자)과 대상포진 등에 대한 임상이 주를 이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월 기존 자체 개발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에 면역증강제를 적용한 신규 독감백신 후보물질 'NBP607B'의 임상 1/2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제출했다. 고령층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더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해 기존 백신의 한계를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 중 면역증강제 활용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개발을 위한 IND를 제출한 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처음이다.


차백신연구소는 고령층 발병률이 높은 대상포진을 위한 백신을 개발한다. 만 50세 이상 65세 미만 건강한 성인 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내 임상 1상에서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VI‑VZV‑001'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 2차 접종 4주 후 모든 대상자에서 항체가 2배 이상 증가해 100% 혈청방어율(SPR)을 기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차백신연구소는 지난 7월 이 같은 내용의 임상 1상 최종결과를 수령했고 연내 임상 2상 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제품 출시 목표 시점은 오는 2029년이다.

해외 백신을 들여오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삼진제약은 CSL시퀴러스코리아와 협약을 맺고 면역증강 인플루엔자 백신 '플루아드쿼드' 국내 유통을 맡기로 했다. 플루아드쿼드는 고령층에서의 면역 반응 강화를 위한 면역증강제가 함유돼 항체 형성을 높이고 중증 합병증 예방 효과를 입증한 게 특징이다. 삼진제약은 지난달 플루아드쿼드 론칭 심포지엄을 의료진과 해당 백신의 임상적 가치와 차별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